스포츠조선

이순철, KIA 기동력-한화 내야불안 눈에 뛴다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4-03-05 08:48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 중인 KIA와 SK의 연습경기가 23일 일본 오키나와 킨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8회말 KIA 이대형이 외야플라이 타구를 날린 후 전력질주 하고 있다.
오키나와(일본)=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2.23/

프로야구가 4개월 간의 긴 방학을 끝내고 이번 주말 시범경기를 시작한다. 사실 방학이라고 표현했지만 9개 구단 모두 휴식이 아닌, 생존을 위해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쌓인 숙제를 해결하느라 분주했던 기간이었다. 지난 시즌이 끝나는 시점에서 올 시즌이 시작됐다고 봐도 될 것 같다. 지난해 11월 마무리 훈련, 12월 중순부터 이어진 개인훈련, 또 1월 15일에 시작된 전지훈련까지. 숨이 턱밑까지 차 오른다. 더구나 올 해는 외국인 타자가 3년 만에 등장하고, 전력 평준화가 이뤄져 어느 해보다 피말리는 경쟁이 예상된다.

SBS와 SBS 스포츠 해설위원으로 일본 오키나와와 미야자키, 가고시마 스프링캠프를 찾았던 이순철 전 KIA 타이거즈 수석코치의 눈에 비친 프로야구 각 팀의 현주소는 어떤 모습일까. LG 트윈스 감독을 역임한 이 해설위원은 2011년까지 방송 해설자로 명쾌한 분석과 민감한 사안을 피해가지 않는 돌직구, 그러면서도 선수들에게 던지는 애정어린 조언으로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이 해설위원은 먼저 전지훈련장에서 팀간 전력평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선뜻 4강 후보를 꼽기 어려울 정도로 팀마다 부족한 부분을 보강해 전력을 업그레이드 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전반적인 전력차이가 크게 나지 않아 외국인 선수가 얼마나 순조롭게 적응해 활약해 주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 특히 외국인 타자를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이 해설위원에게 스프링캠프에서 열린 연습경기, 훈련에서 나타난 각 팀의 장단점을 들어보고, 시범경기에서 눈여겨봐야할 포인트, 아울러 시즌 전망까지 들어봤다.

아무래도 지난해까지 몸을 담았던 KIA에 눈길이 가고 애정이 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 해설위원은 KIA 기동력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했다. 기존의 발이 빠른 김주찬 신종길 김선빈에 지난 겨울 이대형이 가세하면서 더 빠라졌다. 이 해설위원은 "이대형이 얼마나 꾸준히 나가주느냐가 관건이 되겠지만, 그의 가세로 기동력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발이 빠른 대주자 자원까지 있어 기대가 된다"고 했다. 물론, 부상이 없다는 전제하에 가능한 일이다.


지난해 대전고를 졸업하고 넥센 히어로즈에 드래프트 1순위로 입단한 2년차 투수 조상우가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러닝을 하고 있다. 지난해에 주로 2군에 머물렀던 조상우는 올 해 불펜투수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KIA의 마무리는 외국인이다. 이 해설위원은 마무리 하이로 어센시오가 확실한 믿음을 심어준 것은 아니지만 김진우 등 국내 선발진이 중심을 잡아주고 있어 마운드가 안정적이라고 했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가장 눈에 띈 팀이 넥센 히어로즈. 연습경기만을 놓고 봤을 때에 다른 팀 사령탑이 가장 두려워할만한 팀, 가장 위협적인 존재였다. 이 해설위원은 "타선의 짜임새가 워낙 좋아 1번부터 9번까지 쉽게 갈 수 있는 데가 없었다. 내외야 수비도 안정감있었고, 마운드도 좋았다. 이제 우승권에 근접한 전력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이택근을 제외한 주축 선수 대다수가 20대라는 점이 더 무섭다고 했다.

물론, 약점도 눈에 띄었다. 불펜 필승조가 완성됐다고 보기 어렵고, 백업 포수가 약하다. 지난해 홀드왕 한현희가 불펜의 중심인데, 필승조로 기대가 큰 조상우 김영민이 물음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빠른 공은 갖고 있지만 제구력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핵심 포지션인 포수에 허도환 말고 대안이 없다는 점도 핸디캡이다. 이런 부분이 첫 우승 도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 해설위원은 또 "1~2선발 나이트와 밴헤켄이 좋은 투수임에는 분명하지만 포스트 시즌 때 상대 타자를 압도할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했다.

지난해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친 LG의 행보도 팬들의 관심사다. 전지훈련을 통해 나타난 걸 보면, 지난해보다 더 안정적이라는 평가. 베테랑 선수와 젊은 선수들의 조화를 장점으로 꼽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 해설위원은 시즌 전체로 보면 베테랑 선수들의 갑작스런 부상이 걱정된다고 했다.


그는 "팀의 주축인 베테랑 선수들이 든든하지만, 아무래도 나이가 있다보니 부상 위험이 있다.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 해설위원은 두산에 대해 "몇몇 주축 선수가 팀을 떠났는데도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고 했다. 오히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다보니 활력이 넘쳤다고 했다. 선수층이 두텁고, 주전과 백업의 실력차가 크지 않은 게 두산의 강점이라는 설명.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 중인 한화와 LG가 21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서 연습경기를 가졌다. 한회 김회성
오키나와(일본)=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2.21/
한화 이글스는 지난 겨울에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 정근우 이용규를 영입, 팀 분위기를 일신했다. 김응용 감독의 현장복귀 2년차를 맞아 관심이 쏠리는 팀이다. 이 해설위원은 한화가 전체적은 전력은 확실히 좋아졌으나, 내야 수비 불안이 우려된다고 했다. 현재 팀 분위기를 보면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김희성이 3루수, 송광민과 유격수 포지션 주인이고, 이대수와 한상훈 등이 나설 수 있다. 기존의 선수 모두 수비가 안정적이라고 볼 수 없고, 김회성 또한 아직까지 물음표가 붙어 있다. 고질적인 포수 문제도 여전히 숙제다.

이 해설위원은 우승전력을 갖춘 롯데 자이언츠의 경우 부실한 기동력, 삼성 라이온즈는 셋업맨에서 마무리로 보직을 바꾼 안지만의 빈자리에 관심이 간다고 했다. 또, SK 와이번스는 무게가 떨어지는 불펜 필승조, NC 다이노스는 이전보다 선수층이 두터워졌으나 마무리 투수가 아쉽다고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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