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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2013 시즌. LG는 11년 만에 가을야구를 하며 암흑기를 탈출하는 감격을 누렸다. 하지만 시즌 종료 후 LG 김기태 감독에게 기쁨보다는 힘겨운 시간이었다. 당장 다음 시즌 더 좋은 성적을 내야한다는 부담감만으로도 벅찼다. 그런데 여기저기서 듣기를 원치 않는 소리들이 들렸다. 혹시 거만함으로 비춰질까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는 술 한잔도 제대로 하지 못한 김 감독은 혼자 사는 집에서 외롭게 술잔을 기울이며 겨우 스트레스를 풀었다. 김 감독은 주변의 비뚤어진 시선에 고충을 토로했다.
그런데 주변에서는 "핵심 참모진과 김 감독의 불화로 이런 결정이 내려졌다"고 수군거렸다. 여기에 1군 서용빈 타격코치마저 갑자기 해외연수를 선언하며 의혹이 증폭되기도 했다. 김 감독은 "팀이 잘되니 시기의 시선이 있을 수도 있다"며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했다. 한동안 이에 관해 잠잠했지만 11일 차명석 잔류군 감독의 갑작스러운 사의 결정으로 또다시 "무슨 일이 있는 것 아닌가"라는 얘기가 나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혀 사실무근이다. 사실 차 코치의 갑작스러운 사의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킬 만한 상황이다. 하지만 속사정이 따로 있었다. 차 코치는 지난 1월 말 구단에 정식으로 사표를 제출했다. 아내의 지병으로 인해 가정을 돌보는게 급선무였다. 구단은 "1주일에 1~2번 정도만 출근해도 되니 자리를 지켜달라"라고 만류했다. 하지만 안그래도 배려를 받은 상황에서 자신을 더욱 배려하겠다는 구단의 태도에 차 코치는 미안한 마음이 커질 뿐이었고, 자신이 유니폼을 입고 있는게 팀에 방해가 될 뿐이라는 최종 결론을 내렸다. 결국, 구단도 차 코치의 뜻을 꺾지 못했다.
김무관 2군 감독도 새롭게 도전하는 감독 자리에서 선수 육성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렇게 LG 1군 선수단은 새로운 코치진이 중심이 돼 재편됐다. 타격 신경식 김선진, 투수 강상수 박석진 코치가 팀을 이끈다. 큰 폭의 변화지만 꼭 필요한 부분도, 불가항력적인 부분도 있었다. 어쨌든 강팀으로 자리잡기 위한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보는게 맞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흔들림 없는 팀을 만들겠다는 것이 김기태 감독의 의도다. 여기에, 늘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조계현 수석코치가 건재하기에 큰 문제가 없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