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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10년만에 30홈런 타자 탄생할까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4-02-06 11:59


SK의 중심타선을 이룰 최 정과 스캇이 나란히 30홈런을 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연습경기에서 최 정의 타격을 지켜보고 있는 스캇. 사진제공=SK 와이번스

30홈런과 100타점은 강타자의 지표이다. 넥센 박병호는 2012~2013년, 두 시즌 연속 이 기록을 달성하며 대한민국 최고의 타자로 우뚝 섰다. 삼성 이승엽은 30홈런-100타점을 역대 최다인 5시즌이나 기록했다. 홈런을 잘 치는 타자가 타점도 많기 마련이다. 박찬호가 에이스로 성장하던 90년대 후반 LA 다저스의 4번 타자는 에릭 캐로스였다. UCLA를 나온 그는 1992년 내셔널리그 신인왕에 오르며 화려하게 메이저리그 생활을 시작했다. 캐로스가 주목을 받은 것은 투수 중심의 야구를 하는 다저스에 화끈한 홈런포를 선사했기 때문이다. 1995~1997년까지 3년 연속 30홈런 100타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2할6푼~2할7푼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지만, 다저스의 중심타자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30홈런은 그러한 매력이 있다. 지난 2000년 창단한 SK에서 30홈런을 친 타자는 2002년 페르난데스와 2003~2004년 이호준 밖에 없었다. 10년을 넘긴 시절의 일들이다. 이후 SK에는 30홈런 타자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신선한 타자가 등장했다. 최 정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20홈런을 이상을 쳤다. 지난해에는 28홈런을 치며 확실하게 거포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했다. 이만수 감독이 "현역 시절 나보다 스윙이 훨씬 좋다"고 여러차례 칭찬했다. 토종 타자중 2년 연속 홈런왕 박병호를 견제할 수 있는 몇 안되는 타자로 성장했다.

여기에 SK는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135홈런을 친 외국인 타자 루크 스캇을 영입해 중심타선을 강화했다. 스캇은 볼티모어 오리올스 시절이던 2008~2010년, 3시즌 연속 20홈런 이상을 때리며 중심타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해 탬파베이 레이스에서는 91경기에 출전해 253타수에서 9홈런을 쳤다. 올해 나이 36세로 전성기가 지나기는 했지만, 파워풀하면서도 상황에 따라 정교한 타격을 한다는게 영입 당시 SK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난 3일 전지훈련 연습경기에서 최 정과 스캇은 각각 2안타, 3안타를 때리며 올시즌 SK 중심타선의 부활을 알렸다. 경기 후 이만수 감독은 "올시즌 중심타선에서 활약할 두 선수가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이 감독은 3번 최 정, 4번 스캇으로 중심타선을 꾸릴 계획이다.

SK의 홈인 인천 문학구장은 펜스까지의 거리가 좌우 95m에 중앙 120m로 비교적 작은 편에 속한다. 타자 친화적인 구장중 하나다. 두 선수에게 동반 30홈런을 기대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확실한 동기부여책이 있기 때문이다. 최 정은 올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다. 거포 이미지를 다시 한 번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 시즌이 끝나면 그에게 달려들 팀이 한두곳이 아니다. 스캇은 홈런과 타점에 따른 보너스 조항이 있다. 지난해 탬파베이에서 275만달러의 연봉을 받은 그에게 SK가 기대하는 것은 확실한 대포 한 방이다.

SK는 스캇이 합류함에 따라 최 정이 중심타선에서 홀로 고군분투했던 최근 양상에서 벗어나 득점력도 배가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최 정은 지난해 타율 생애 최고의 한 시즌을 보냈지만, 뒤에서 받치는 타자가 마땅치 않아 상대의 지나친 견제를 받았다. 5년 연속 20사구 이상을 기록한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이제 스캇이라는 강력한 거포가 뒤에 버티고 있기 때문에 훨씬 '좋은' 공을 상대할 확률이 높아졌다. 10년만에 SK에서 30홈런 타자가 등장할 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중 하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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