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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타석에 붙기 때문에 사구가 많다는 것은 오해"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3-12-31 07:48


3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텍사스 레인저스에 입단한 추신수가 기자회견을 가졌다. 추신수는 28일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에 공식 입단 했다. 7년간 총액 1억3000만달러에 이르는 대형 계약을 체결하며 텍사스맨이 되었다.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는 추신수.
소공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12.30

추신수가 직접 밝힌 출루율 상승의 비결은 무엇일까.

7년 1억3000만달러에 텍사스맨이 된 추신수. 추신수가 이렇게 좋은 조건으로 계약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의 활약도 중요했지만, 올 시즌 신시내티에서 보여준 리드오프로서의 자질 때문이었다.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고, 4할2푼3리의 높은 출루율을 기록하며 리그 최강의 톱타자로 발돋움 했다. 특히 출루율은 지난해 3할7푼3리에서 4할2푼3리로 뛰어올랐다.

파워, 스피드를 갖췄지만 출루율에서는 약간의 아쉬움을 남겼던 추신수가 환골탈태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3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추신수는 두 가지 이유를 꼽았다.

첫 번째는 타격 자세의 변화다. 아예 자신의 폼을 바꿨다는 게 아니다. 2스트라이크 이전과 이후 폼을 달리 했다. 추신수는 "올 시즌 전까지는 볼카운트에 상관없이 타격폼이 항상 같았다. 하지만 올 해 확실한 1번 타자로 나서면서 2스트라이크 이후 변화를 줬다. 출루율 상승의 가장 큰 요인이었다"고 설명했다. 투스트라이크 이후엔 배트를 짧게 잡고 스탠스를 넓혀 컨택트에 더욱 치중했다. 공이 포수 미트에 들어갈 때까지 오래 보면서 집중력을 더욱 높였다.

이는 추신수가 시애틀 마이너리그 시절 때 했던 것. "마이너리그에서는 그것이 원칙이었다. 올 해 신시내티에서 1번 타자로 나서면서 그때가 생각나서 하게 됐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했다. 실제 추신수는 2스트라이크 이후 출루율이 지난 시즌 2할9푼4리에 그쳤는데 올시즌에는 3할4푼8리로 향상됐다.

사구 공포를 떨쳐낸 것도 한 원인이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은 집요하게 추신수의 몸쪽을 공략했다. 그 결과 몸에 맞는 볼이 많이 나왔고, 2011 시즌 샌프란시스코전에서 상대 좌완 조나단 산체스의 투구에 맞아 왼손 엄지가 골절됐다. 심리적으로 위축이 될 수밖에 없었다. 추신수는 "정신과 의사 상담도 받았다. 여러 조언을 들었지만 이미 겁을 먹고있으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며 "왼손투수가 사인을 교환한 후 몸만 움직여도 공이 내 몸쪽으로 날아올 것 같았다"고 실토했다.

추신수는 올시즌에도 무려 26번이나 사구를 기록했다. 하지만 정신력은 확연히 달랐다. 추신수는 "공을 피하려고 타격 자세를 바꾸면 내가 더 불리해진다"며 "맞으면 아프지만 부러지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맞을 수 있다"고 밝혔다.

오해는 풀고 싶었다. 자신이 타석에 붙기 때문에 많이 맞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다른 선수들이 타석에 붙지 않는데도 사구가 많은 이유를 나에게 물어보기도 했다"는 추신수는 "선수들이 내 장단점을 알고 던진다. 만약 실투가 되더라도 가운데로 쏠리지 않도록 더욱 내 몸쪽으로 던지기 때문에 몸쪽으로 향하는 공이 많고 난 피하지 않을 뿐이다"고 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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