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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카 드디어 MLB 간다, 라쿠텐 입장 선회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3-12-17 09:44 | 최종수정 2013-12-17 09:44


구단 사무소를 방문했다 취재진에게 "할 말이 없다"며 떠나고 있는 다나카. 사진캡처=스포츠닛폰 인터넷판

다나카 마사히로(25)가 드디어 메이저리그로 간다.

일본 스포츠전문지 산케이스포츠는 17일자로 다나카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확정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메이저리그(MLB) 사무국과 일본야구기구(NPB)가 합의한 새로운 포스팅시스템이 공식 발효된 가운데, 라쿠텐은 다나카의 포스팅시스템 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당초 라쿠텐은 새 포스팅시스템의 핵심인 입찰액 상한선에 반발해왔다. 1억달러설까지 나왔던 다나카의 포스팅 금액이 최대 2000만달러(약 210억원)로 제한된 것이다. 라쿠텐 측은 억울한 입장이다. 고작 2000만달러에 다나카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구단 공식 입장은 다나카에게 잔류 요청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미키타니 히로시 구단주까지 반대 의견을 공공연히 밝혀왔다. 그동안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일본프로야구 최고 투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헐값에 다나카를 보낼 바에야 내년 시즌에도 다나카를 쓰는 게 이득이었다.

하지만 산케이스포츠의 보도에 따르면, 미키타니 구단주는 마음을 바꿨다. 그는 올시즌 다나카의 공을 인정하고, 앞날이 창창한 선수의 꿈을 희생시켜선 안 된다고 생각해 다나카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용인하기로 했다.

다나카는 사실 올시즌을 앞두고 3년 재계약을 맺으면서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조항을 넣었다. '1년 뒤 메이저리그 도전에 대해 대화를 가진다'는 것이었다. 이에 구단 측은 계속 해서 다나카의 의사를 존중해주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간의 새 포스팅시스템이 갑작스런 변수가 되고 말았다.

구단 내부에선 다나카를 잔류시켜도 의욕 저하로 구단과 개인 모두에게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단 첫 일본시리즈 챔피언에 오른 라쿠텐으로선 내년 시즌에도 퍼시픽리그 2연패를 노리고 있다. 전력 구상을 위해선 다나카의 잔류 여부를 빨리 결정해야만 했다.

다나카는 이날 중 다치바나 사장과 면담을 갖고, 최종 담판을 지을 예정이다. 다나카는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밝히고, 구단은 의견 교환을 하면서도 이를 최종적으로 용인하겠단 입장이다.


다나카는 메이저리그의 진출의 꿈을 이루게 됐다. 이대로 포스팅시스템 입찰이 시작되면, 오는 25일 전후에 협상권을 얻는 구단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최대 입찰액 2000만달러가 예상되는 가운데 다나카는 이 금액을 써낸 복수의 구단과 한 달 동안 협상을 진행하게 된다.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1월 초에도 이적팀이 결정될 수 있다.

다나카는 올시즌 24승 무패 1세이브, 지난 시즌 포함 28연승이라는 경이적인 연승기록을 쓰며 라쿠텐을 창단 첫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드디어 일본이 자랑하는 에이스의 메이저리그 도전이 시작됐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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