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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다시한번 외인 마무리. 이번엔 성공할까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3-12-16 06:58


KIA가 새 마무리로 영입한 하이로 어센시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또한번의 모험이 성공할까.

KIA 타이거즈가 내년 시즌에도 외국인 투수를 마무리로 기용하기로 했다.

KIA는 15일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하이로 어센시오(30)를 총액 30만달러에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1m89, 82㎏의 어센시오는 140㎞대의 직구와 130㎞대의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구사하는데, 밸런스가 좋고 제구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메이저리그에서 4시즌, 마이너리그에서 9시즌을 뛰었다. 주로 선발투수로 뛰다가 2007년부터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구원 전문 투수다. 구원만 했던 선수를 굳이 선발로 데려올 리가 없기에 그가 KIA의 새 마무리로 뛸 것은 확실하다.

KIA는 올시즌 지난해 선발로 뛰었던 앤서니를 마무리로 기용했다. 시즌 초반엔 불안한 모습 속에서도 세이브를 챙겼지만 갈수록 실점을 많이 하면서 불안감을 높였고 결국 7월에 빌로우로 교체되고 말았다.

외국인 선수는 마무리 투수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게 야구계의 시각이다. 한국에 오는 선수는 대부분 메이저리그보다는 마이너리그에서 주로 뛴다. 아무래도 메이저리그보다는 정신적인 압박감이 떨어진다. 그런데 한국의 1군은 메이저리그다. 비록 수준이 미국의 메이저리그에는 못미친다고 해도 팀간의 순위 경쟁은 메이저리그보다 더 치열하다. 단순한 구종과 정면승부로만 일관하는 미국식 마무리 투수는 한국의 정교한 타자들에게 읽히고 금세 실력이 바닥나고 만다는 것.

전례를 봐도 외국인 투수로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선수는 드물다.

지난 2009년 롯데 애킨스는 26세이브를 거두며 두산 이용찬과 함께 세이브 1위에 올라 외국인 선수로는 처음으로 구원왕에 올랐지만, 주자를 많이 내보내며 세이브를 챙기면서도 항상 불안했다.

애킨스의 재계약을 놓고 고민했던 롯데는 애킨스가 허리 수술을 받자 곧바로 선발 투수인 사도스키와 계약했다. 지난해 35세이브로 외국인 최다 세이브 기록을 세운 두산의 프록터도 두산이 마무리 투수가 필요함에도 재계약에 실패했다. 연임한 마무리도 있었지만 이듬해 성적은 좋지 못했다. 지난 2008년 한화의 토마스는 3승6패 31세이브, 평균자책점 2.84의 성적으로 세이브 2위에 오르며 재계약에 성공했다. 하지만 2009년엔 13세이브에 그쳤다.


외국인 마무리가 위험한 것은 실패했을 때 후유증이 크기 때문이다. 외국인 선발이 부진해 빠질 때는 어느정도 대체 선수가 있다. 새 외국인 선수를 데려올 때까지 중간계투로 뛰던 선수나 2군에서 선발로 나서던 유망주를 기용할 수 있다. 하지만 마무리는 다르다. 국내선수 중에 마무리로 던질 만한 선수가 없기 때문에 데려온 외국인 마무리다. 다행히 셋업맨으로 뛰던 선수가 마무리로 잘 막아준다면 좋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 게다가 좋은 마무리를 새로 데려오기도 쉽지 않다. 올해 KIA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앤서니가 마무리로 실패하자 불펜진이 사실상 붕괴해버렸다.

윤석민에 이용규까지 빠지게 된 KIA의 내년시즌 안정적인 출발은 어센시오의 활약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패 사례가 많다고 어센시오가 무조건 실패할 것으로 단언할 수는 없다. 한국 야구에 적응을 한다면 성공 가능성도 높다. 최근 4시즌 동안 주로 뛰었던 트리플A 성적은 좋았다. 4시즌 동안 165경기에 모두 구원 등판해 13승7패 86세이브 평균자책점 2.56을 기록했다. 214개의 삼진을 기록했고, 볼넷은 59개만 허용. WHIP도 1.08로 좋았다. 2011년에는 MLB.COM에서 선정한 트리플A 구원투수상도 수상했고, 지난해에는 캐리비안시리즈 MVP도 받았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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