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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어리석은 일을 해서…."
수상을 위해 단상에 오른 박용택은 "사실 내가 페어플레이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생각했다. 제 스스로 쑥쓰럽다"라고 말했다. 형식적인 겸손한 소감으로 시작을 하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어서 폭탄발언이 이어졌다. 박용택은 "야구를 좋아하시는 팬분들이라면 2009년 사건을 잘 아실 것이다. 페어플레이를 해야할 위치에 있었는데, 그 시기에 그렇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어리석은 일을 했다"고 고백했다.
사실 팬들의 반응 하나하나에 상처를 받는 프로선수로서 이 얘기를 다시 꺼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박용택은 4년이 지나, 모두가 자신을 바라보는 자리에서 쿨하게 자신의 과오를 인정했다. 평생 마음의 짐이 될 수 있던 일을 시원하게 날려버릴 수 있었던 기회였다.
박용택은 이날 외야수 부문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박용택은 "이따 이 자리에 다시 올라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시상식장에 함께 온 가족들과 LG 코칭스태프, 동료들에게 눈물 어린 감사인사를 전했다.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한다면 펑펑 울 기세였다.
그런데 323표 중 197표를 얻으며 3위로 골든글러브까지 차지했다. 그리고 진짜 울었다. 박용택은 "저 울어도 되나요"라고 말하며 "1년 먼저 프로에 온 박한이(삼성) 선배는 벌써 6번 우승을 했더라. 나는 가슴에 맺힌게 많았다. 그런데 올해 어느정도 풀었던 것 같다"며 눈물을 흘렸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