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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밴헤켄, 내년에도 넥센 원투펀치다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3-11-25 06:29 | 최종수정 2013-11-25 06:34


벌써부터 내년 시즌 전력 구상이 한창이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닫히고 마무리 훈련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많은 팀들이 외국인 선수 계약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내년 시즌부터 가용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가 1명 늘어 팀당 3명이 된다. 유망주 육성에 시간이 필요하고, 트레이드를 통한 전력 보강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면, 뛰어난 외국인 선수 영입이 대안이 될 수밖에 없다. 외국인 선수 3명 중 1명을 타자로 써야 하는데, 대다수 팀이 '투수 2명-타자 1명'을 생각하고 있다. 기존의 투수 2명에 타자 1명 추가다.

스카우트가 미국이나 도미니카공화국 현지에서 영입 후보를 면밀하게 관찰하고, 1년 내내 특정 선수를 체크하면서, 각종 데이터를 뜯어보고 분석해도 성공을 가늠하기 어려운 게 외국인 선수다. 좋은 선수가 있다고 해도 국내와 다른 리그 팀간의 경쟁, 연봉 등 변수가 너무 많다. 데려온다고 해도 성공확률보다 실패할 가능성이 더 높다. 메이저리그 경험보다 한국야구에 맞는 스타일, 적응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가 있다. 이제 조금 식상하지만 외국인 선수를 여전히 '로또'라고 부르는 이유다.

그런데 넥센 히어로즈는 외국인 투수에 관한한 여유가 있다. 특별한 변수가 없으면 내년에도 브랜든 나이트(38), 앤디 밴헤켄(34)이 히어로즈의 원투펀치다. 지난해 부터 3년 연속으로 두 선수가 히어로즈 선발진의 주축이다. 나이트는 2011년에 목동구장에 입성했으니 4년 연속 히어로즈맨이고, 2009년 부터 6시즌 연속으로 한국 무대에 선다.

어설픈 변화보다 안정이 중요할 때가 많다. 지금 히어로즈가 그렇다. 창단 6년 만에 처음으로 올시즌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히어로즈는 내년 시즌이 더 기대가
2013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두산과의 경기를 하루 앞둔 넥센이 7일 목동구장에서 훈련을 갖고 있다. 넥센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투수로 나이트를 두산은 니퍼트를 예고했다.
목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10.07/
되는 팀이다.

나이트와 밴헤켄는 지난 2년간 충분한 검증을 거쳤다. 2012년은 나이트, 2013년은 밴헤켄이 조금 앞섰다. 지난해 16승(4패,평균자책점 2.20)을 거둔 나이트는 올 시즌 12승(10패, 평균자책점 4.43)에 머물렀다. 지난해 11승(8패, 평균자책점 3.28)을 기록한 밴헤켄은 올해 12승(10패, 평균자책점 3.73)을 수확했다. 수많은 선수가 오고가는 국내 프로야구에서 2년 연속으로 두명의 투수가 동시에 안정적인 활약을 한 경우는 드물다. 지난 두 시즌 동안 히어로즈 투수 중에서 시즌 내내 선발로테이션을 지킨 건 나이트와 밴헤켄 뿐이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두 선수 모두 성격이 온화하면서, 성실하고, 승부욕이 있으면서, 팀에 대한 애착이 크다. 물론, 구단에서 이들의 기량이나 잠재력 뿐만 아니라 이런 기질까지 감안해 뽑았을 것이다. 편안한 팀 분위기도 두 선수의 성공에 좋은 영향을 줬을 것 같다.

사실 둘은 올시즌 부침이 있었다. 한동안 지난해보다 못하다는 평가까지 있었다. 둘이 조금 더 꾸준했더라면 정규시즌 1~2위도 가능했다는 말도 있다.

지난 4월 5경기에 나서 4승, 평균자책점 1.13. 나이트의 시즌 출발은 더없이 상쾌했다. 그런데 5월에 1패만 기록하더니, 6월에는 1승4패로 바닥을 때렸다. 제1선발의 부진에 팀도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밴헤켄도 그랬다. 6월에 1승3패, 평균자책점 7.43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더니, 7~8월에는 10경기에 등판해 1승4패에 그쳤다.

그러나 둘은 그렇게 허무하게 무너지지 않았다. 밴헤켄은 정규시즌 마지막 5경기에서 4승을 거두며 팀에 힘을 불어넣었다. 나이트 또한 고비 때마다 호투를 펼치며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두 선수는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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