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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FA 이대형 보내고 오히려 전력 보강?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3-11-25 10:19 | 최종수정 2013-11-25 10:19



보낼 때는 아픔이 있었지만, 보상선수를 데려올 생각을 하니 다시 미소가 머금어진다. 특히, 보상선수를 데려올 KIA의 선수층이 두터워 LG로서는 FA 이탈을 전력 보강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

LG가 FA 자격을 얻어 KIA로 떠난 외야수 이대형의 보상선수를 지명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이대형의 이적을 공식 승인했다. 24일 KIA는 LG쪽에 보호선수 20인의 명단을 넘겨줬다. LG는 3일 이내 보호선수 명단 외 1명을 보상선수로 지목할 수 있다. FA 선수의 전년도 연봉 300%를 받을 수도 있지만 LG가 이 방안을 선택할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

행복한 고민이다. 일단, 야수층이 두터운 팀 사정상 투수를 데려올 확률이 매우 높다. LG가 이대형을 미련없이 시장에 내보낸 것도 그만큼 외야 자원이 탄탄해서였다. 이진영 박용택 정의윤 이병규(9번, 7번) 등 주전 라인업이 탄탄한 가운데 두산의 베테랑 외야수 임재철까지 영입했다. 지난 시즌 이대형이 맡은 대수비, 대주자 역할은 양영동에게 맡기면 그만이다. 여기에 성남고 출신 신인 배병옥이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내야도 마찬가지. 기존 선수들에 박경수가 군 제대 후 팀에 합류해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그렇다면 투수쪽을 보자. 어느 팀이든 투수 자원은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고 한다. LG가 지난 2번의 FA 이탈 상황에서 임정우, 윤지웅 두 영건 투수를 선발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특히, KIA에는 잠재력 폭발 가능성이 높은 젊은 투수들이 많다는 평가다. 보호선수 명단에 꼭 들어갈 수밖에 없는 선수들을 추려보자. 선발진에 김진우 송은범 양현종 서재응 임준섭이 있다. 불펜에는 유동훈 박지훈 심동섭 한승혁 박경태 신승현 등이 묶일 확률이 많다. 부상으로 오랜 시간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한기주 역시 KIA가 쉽게 내보낼 수 없는 카드. 야수진도 보호를 해야하기 때문에 이 유력 명단에서 1~2명이 충분히 이탈할 수 있다. 이 밖에 손동욱 박준표 김윤동 등 유망주들 중에서도 선택의 가능성이 충분하다.

물론, KIA가 어떤 전략을 짰는지에 따라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 KIA가 야수 자원이 풍부한 LG의 팀 사정을 감안, 과감하게 투수쪽 보호 명단을 늘리고 주전급 야수를 풀어놨을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LG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 즉시 전력감을 얻어 당장 내년 시즌 우승 도전에 밑거름을 삼을 것인지, 아니면 그 달콤한 유혹을 포기하고 멀리 내다볼 것인지를 말이다. 예를 들어 KIA가 어쩔 수 없이 베테랑 포수 김상훈과 차일목을 보호명단에서 제외시켰다고 가정해보자. 상대적으로 포수진이 약한 LG 입장에서는 충분히 유혹을 느낄 만한 카드가 될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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