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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나성범, "1군 첫 시즌? 욕심이 너무 많았다"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3-11-20 10:16



"어느 순간 투수가 아닌, 저랑 싸우고 있더라구요."

NC는 올해 투타에서 '슈퍼루키' 둘을 얻었다. 마운드에선 이재학이 토종에이스로 떠오르며 신인왕을 차지했고, 타석에선 나성범이 두자릿수 홈런을 때려내며 가능성을 보였다. 지난해 퓨처스리그(2군)서 NC의 투타를 이끌었던 둘이 나란히 1군 적응을 마친 것이다.

토종투수 중 평균자책점 1위(2.88)를 차지한 이재학이 신인왕을 차지했지만, 나성범 역시 신인왕 후보에 올랐다. NC가 신인왕 후보 3명 중 2명을 배출한 것이다. 나성범은 이재학의 압도적인 기록에 밀렸지만, 타자 중에선 단연 돋보였다. 오른손 유구골 부상으로 뒤늦게 팀에 합류했음에도 104경기에서 타율 2할4푼3리 14홈런 64타점 12도루를 기록했다.

정작 본인은 크게 만족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나성범은 이번 시즌을 돌이켜 보며 "만족보단 후회가 많이 된다. 좀더 준비를 잘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다치는 것도 실력이라고 하시더라. 내가 관리를 잘 했어야 한다"고 털어놨다.

스프링캠프 막판 갑작스레 손바닥에 극심한 통증이 왔다. 파워히터들에게서 종종 나타나는 유구골 부상. 만약 타자 경험이 많았다면, 조짐이 보일 때 빨리 손을 쓸 수도 있었다. 개막 이후 한 달간 자리를 비운 것 역시 자신의 책임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래도 풀타임 첫 시즌은 그에게 많은 교훈을 줬다. 나성범은 "최고가 되고 싶은 선수라면 모두 욕심이 많을 것이다. 나도 타석에서 너무 욕심이 많았다. 어떻게든 삼진은 먹지 않겠다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다. 무조건 치고 나가려다 보니 투수와 싸워야 하는데 어느 순간 나와 싸우고 있더라"며 웃었다.

상대해야 할 투수 대신 지나치게 자신과의 갈등이 많았다는 것이다. 욕심은 앞서고, 최대한 치려다 보니 갖고 있던 폼이 무너질 때도 많았다.

최근 NC에 합류한 최경환 타격코치는 나성범에게 이런 부분에 대해 조언을 해줬다. 올시즌 타팀(SK)에서 나성범을 본 최 코치의 직언이었다. 사실 외부의 시선은 비슷하다. 나성범의 단점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최 코치는 "욕심만 부리지 말라"며 "매순간 첫 타석이라 생각하고, 1구 1구에 집중하면 된다. 그날 삼진 4개를 먹더라도 고개 숙이지 말고 다음날 잘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정신적인 부분에 대한 조언을 받고 있다.

나성범은 마무리훈련 도중 발목을 접질렸다. 주전으로 한 시즌을 보내면 쉬엄쉬엄 할 법도 하지만, NC에선 그런 게 통하지 않는다. 나성범은 "그라운드에서 많이 뛰진 못하지만, 할 수 있는 건 전부 하려고 한다. 안 좋게 생각하기 보다 부족했던 웨이트나 보강훈련을 많이 하려고 한다"고 했다.

나성범의 꿈은 '슈퍼스타'다. 모든 이들이 스타를 꿈꾸지만, 실력 뿐만 아니라 인성도 인정받는 스타가 되고 싶다. 그는 "초반에 안 좋은 습관이 들어 선배님들한테 쓴소리를 듣기도 했다. 실력은 물론, 동료, 팬들에게도 잘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미소지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4일 오후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MVP, 최우수 신인 선수, 각 부문별 시상식이 열렸다. 시상식에서 최우수 신인 선수상을 받은 NC 이재학에게 나성범이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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