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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 투수가 아닌, 저랑 싸우고 있더라구요."
정작 본인은 크게 만족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나성범은 이번 시즌을 돌이켜 보며 "만족보단 후회가 많이 된다. 좀더 준비를 잘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다치는 것도 실력이라고 하시더라. 내가 관리를 잘 했어야 한다"고 털어놨다.
스프링캠프 막판 갑작스레 손바닥에 극심한 통증이 왔다. 파워히터들에게서 종종 나타나는 유구골 부상. 만약 타자 경험이 많았다면, 조짐이 보일 때 빨리 손을 쓸 수도 있었다. 개막 이후 한 달간 자리를 비운 것 역시 자신의 책임이라는 생각이었다.
상대해야 할 투수 대신 지나치게 자신과의 갈등이 많았다는 것이다. 욕심은 앞서고, 최대한 치려다 보니 갖고 있던 폼이 무너질 때도 많았다.
최근 NC에 합류한 최경환 타격코치는 나성범에게 이런 부분에 대해 조언을 해줬다. 올시즌 타팀(SK)에서 나성범을 본 최 코치의 직언이었다. 사실 외부의 시선은 비슷하다. 나성범의 단점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최 코치는 "욕심만 부리지 말라"며 "매순간 첫 타석이라 생각하고, 1구 1구에 집중하면 된다. 그날 삼진 4개를 먹더라도 고개 숙이지 말고 다음날 잘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정신적인 부분에 대한 조언을 받고 있다.
나성범은 마무리훈련 도중 발목을 접질렸다. 주전으로 한 시즌을 보내면 쉬엄쉬엄 할 법도 하지만, NC에선 그런 게 통하지 않는다. 나성범은 "그라운드에서 많이 뛰진 못하지만, 할 수 있는 건 전부 하려고 한다. 안 좋게 생각하기 보다 부족했던 웨이트나 보강훈련을 많이 하려고 한다"고 했다.
나성범의 꿈은 '슈퍼스타'다. 모든 이들이 스타를 꿈꾸지만, 실력 뿐만 아니라 인성도 인정받는 스타가 되고 싶다. 그는 "초반에 안 좋은 습관이 들어 선배님들한테 쓴소리를 듣기도 했다. 실력은 물론, 동료, 팬들에게도 잘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미소지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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