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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 프로야구 최강의 팀, 두 말할 것도 없이 삼성이다. 화려한 멤버와 이를 하나로 묶는 용병술, 그리고 조직 문화에서 삼성은 단연 리그 최강이다. 이런 저력은 2011시즌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정규시즌 및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으로 나타났다. 역대 프로야구 최초다.
일단 그리 희망적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수 년간 삼성의 기둥이었던 선수들의 이탈이 예감되는 까닭이다. 우선 리그 최고의 마무리이자 삼성 전력에서 큰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오승환이 팀을 떠나게 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올해를 끝으로 오승환은 프로 8년차를 채워 FA가 된다. 국내에서는 어느 팀으로든 자유롭게 이적할 수 있다. 다만 해외 이적을 위해서는 소속팀 삼성의 동의가 필요하다. 현 상황에서 오승환이 요청만 하면 삼성은 해외 이적 추진을 허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오래전부터 오승환에 대한 일본 구단들의 러브콜이 있었고, 오승환 역시 해외 진출에 대한 희망을 간접적으로 표현해왔다.
당장 뒷심이 크게 휘청일 가능성이 크다. 그래도 삼성에는 여전히 최강의 불펜진이 건재하다. 우완 안지만과 좌완 차우찬이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줄 수 있다. 결국 류중일 감독이 어떤 투수를 마무리로 낙점하느냐에 따라 전력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장원삼과 박한이도 FA가 된다. 삼성의 자금력을 감안하면 이들을 타 구단에 내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오승환에 비해 이들의 공백은 덜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주요 선수들의 고령화다. 팀의 간판 포수인 진갑용은 내년에 만 40세가 된다.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보여준 그의 기량은 여전히 팀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당장 내년 시즌에도 기량이 급격히 저하되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스태미너에 관해서는 불안한 점이 많다. 올해도 이지영과 이정식을 함께 돌려 썼는데, 이들의 기량이 진갑용에 비해서는 크게 못미치는 게 사실이다. 결국 야전사령관 파트의 노쇠화에 따른 전력 공백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올해 부진했던 중심타자 이승엽이 과연 내년에 얼마나 제 몫을 해줄 수 있는 지도 변수다.
이승엽은 한국시리즈에서 내내 부진하다가 7차전에서 간신히 이름값을 했다. 이를 의식한 듯 "내년에는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하지만 각오와 성적은 별개의 문제다. 이미 급격한 노쇠화를 보여주고 있는 이승엽이 올해처럼 부진하다면 내년 삼성은 위기를 맞게될 가능성이 크다.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할 수 있는 류 감독의 혜안이 필요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