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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KIA 양현종, "올해 얻은 자신감은 2014년 명예회복 한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3-11-05 16:07


◇KIA 좌완 선발 양현종이 일본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진행중인 팀 마무리 훈련캠프에서 투구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의욕이 너무 앞서다가 목표를 망쳤다. 하지만 다시 시작이다."

한 시즌을 마무리하고 나면 어떤 선수든 후회가 남는다. 심지어 시즌 초반에 세웠던 자신의 목표치를 달성했더라도 '왜 좀 더 잘하지 못했을까'하는 아쉬움을 털어놓는 선수도 있다. 하지만 올 시즌 KIA 좌완 투수 양현종 만큼 진한 후회를 하고 있는 선수는 아마 없을 것이다. 한 시즌을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눠볼 때 극과 극을 내달렸기 때문이다.

'천당'과 '지옥'을 오간 탓에 양현종은 2013시즌이 너무나 아쉽고 후회스럽다. 그러나 어떤 면에서 보면 이건 새로운 시작을 위한 시련일 수 있다. 양현종이 일찌감치 독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현재 오키나와에서 진행중인 KIA 마무리캠프에 참가하고 있는 양현종은 신인 선수 못지 않게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는 중이다. 올해 못 다 이룬 꿈을 내년에 반드시 이루기 위함이다. "올해 초반에는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다가 부상 때문에 결국 아쉽게 시즌을 마무리했다. 내년 시즌에는 명예회복을 노린다"고 훈련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보통 풀타임을 치른 주전 선수들은 요즘 시기 마무리캠프에 잘 참가하지 않는다. 참가한다고 해도 기초적인 체력 훈련을 할 뿐이다. 하지만 양현종은 좀 다르다. 원래 훈련에 관해서는 성실한 타입이다. 경기가 다 끝나고 불이 꺼진 광주 무등야구장 불펜에서 혼자 섀도 피칭을 하는 양현종의 모습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런 양현종이 마무리캠프부터 열의를 불태우고 있는 이유는 단 하나. '명예회복'을 위해서다. 올해 양현종은 전반기까지 리그 최고의 좌완투수였다. 다승과 평균자책점에서 리그 1위를 내달렸다. 10승은 물론, 리그 최다승에도 도전하고 있었다.

하지만 6월28일 대구 삼성전에서 불의의 옆구리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이런 꿈은 산산조각났다. 부상 이후 양현종은 오랫동안 재활을 해야만 했다. 시즌 후반기 1군 무대에 돌아온 뒤에도 전반기 만큼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양현종은 후반기에 1승도 추가하지 못하면서 시즌 10승을 채우지 못했다.

이런 시련에 대해 양현종은 "흔히 하는 말로 '멘붕 상태'에 빠졌었다. 그 어느 해보다 기대가 컸지만,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가 억울하고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특히 부상이 나왔던 상황에 대해 "돌이켜보면 과욕이 부상을 부른 게 아닌가 싶다. 당시 난 2주 만에 선발 등판을 했는데, 체력이 충분히 비축돼 있었다. 또 팀도 삼성에 연패를 당하고 있던 터라 그 어느 때보다 의욕도 강했다. 그러다보니 너무 과하게 힘을 주면서 투구를 했던 게 화근이 됐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아쉬움에만 빠져 있을 수는 없다. 양현종은 새로운 목표를 향해 다시 출발했다. 양현종의 목표는 해태 레전드이자 KIA에서 코치와 제자로 한솥밥을 먹었던 이강철 현 넥센 수석코치의 '10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다. 양현종은 "2009년부터 시즌이 시작될 때마다 이강철 코치님의 10년 연속 10승 이상 승리 달성 기록을 깨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 기록 도전을 다시 1년 미루게 된 게 너무나도 아쉽지만 다시 시작하겠다"고 했다.

자신감은 있다. 올해 전반기를 통해 자신의 구위가 통한다는 확신을 얻은 덕분이다. 양현종은 "내가 정상 컨디션에서 투구를 하면 충분히 상대 타자를 제압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했다는 것이 가장 큰 소득이다. 비록 부상으로 인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자신감만큼은 확실히 얻었다"고 했다. 때문에 양현종은 "2014시즌에는 명예 회복을 확실히 하고 싶다"며 당찬 각오를 밝혔다. 과연 양현종이 오키나와의 바람을 이겨내고 새로운 빈화에 성공할 수 있을 지 기대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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