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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강해진 모비스, 이유있는 진화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3-10-16 08:18


모비스는 더욱 강해졌다. 끝없이 진화하는 것 같다. 거기에는 이유가 있다. 사진은 프로-아마 최강전 16강전에서의 모비스 경기장면.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8.18

올 시즌도 거침이 없다. 한마디로 더 강해졌다.

3연승이다. 경기내용은 더 인상적이다. 무결점이다. 개막전 삼성을 28점차 대파(87대59). 만만치 않은 KT를 78대69로 눌렀다. 그리고 2연승의 돌풍을 일으킨 KCC를 역대 최다점수차(43점)인 101대58로 대파했다. '디펜딩 챔피언' 모비스의 끝없는 진화. 이유가 있다.

함지훈의 변신

지난 시즌 함지훈은 많이 힘들었다. 골밑 1대1 공격은 리그 최고수준. 현란한 스텝과 페이크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운동능력이 떨어졌지만, 뛰어난 스텝과 패싱능력으로 리그 최고의 파워포워드 중 한 명으로 꼽혔다.

그런데 지난 시즌 '수비자 3초룰'이 폐지됐다. 골밑에 언제든지 머물러도 되는 3초룰 폐지로 함지훈은 큰 타격을 받았다. 어느 정도 공간이 확보되어야 그의 골밑 공격이 빛을 발할 수 있다. 하지만 골밑은 너무 좁았다. 결국 평균 11.9득점, 5.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준수한 기록이었지만, 그동안의 함지훈의 활약에 비하면 부족했다. 게다가 2점슛 야투율이 52.6%였다. 골밑을 중심으로 한 파워포워드로서는 낮은 수치다. 팀 공헌도가 떨어졌다는 의미.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함지훈의 변신이 있을 것이다. 다음 시즌 팀 성적의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뚜껑이 열렸다. 평균 20.6득점, 2점슛 야투성공률이 무려 73.5%다.

극적인 변화의 가장 큰 원인은 공격범위를 넓혔기 때문이다. 올 시즌 함지훈은 적극적으로 중거리슛을 쏜다. 림 4~5m 떨어진 지점에서 완벽한 오픈슛 찬스를 잡은 뒤 꼬박꼬박 넣는다.


유 감독은 "공격범위를 넓힐 수 있어야 함지훈은 살 수 있다"고 했다. 단순하지만 쉽지 않은 주문이다. 골밑에서 활약하던 함지훈이 공격범위를 넓힌다는 것은 공수의 스타일 자체를 바꾼다는 의미. 그러나 무리한 주문은 아니었다. 유 감독은 "기본적으로 슛폼이 좋다. 팀내에서는 박구영 다음으로 오픈 3점슛 성공률이 좋다"고 했다. 오프 시즌 동안 적극적인 중거리슛 시도와 움직임을 익혔다. 모비스는 라틀리프와 벤슨이라는 정상급 외국인 선수가 있다. 그들이 골밑에 박혀있을 때 함지훈은 정확한 패턴에 의해 반대편 중거리슛 지점에 위치한다.

함지훈이 공격범위를 넓히면서, 모비스의 패턴 플레이는 알면서도 막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함지훈의 패싱능력이 좋기 때문에 여러가지 공격옵션이 생겨났다. 지난 시즌까지 모비스는 수비력은 완벽했지만, 공격루트는 단순한 편이었다. 하지만 함지훈의 변수로 이같은 약점을 완벽히 메웠다. 모비스가 더욱 진화한 첫번째 이유다.

1년차보다 2년차가 더 강하다

2년 전인 2011~2012시즌. 모비스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 정규리그 1위 동부와 맞붙었다. 당시 함지훈은 상무에서 제대한 지 얼마되지 않은 상황. 1차전을 65대60으로 잡았다. 하지만 내리 3연패를 하며 4강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분명 힘의 차이가 있었다. 4차전에는 동부의 높이에 무너지면서 54대79로 완패했다.

당시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역시 동부가 강하다. 벤슨과 김주성, 그리고 윤호영이 2년째 호흡을 맞추는 팀이다. 지금 상태에서는 이기기가 매우 힘들다"고 했다. 당시 벤슨은 동부의 외국인 선수. 김주성과 윤호영이 두 시즌째 손발을 맞추고 있다. 실제 동부의 트리플 포스트는 무시무시했다. 함지훈의 제대로 급조된 모비스의 조직력으로 넘기 힘든 상대였다.

지난 시즌 문태영과 벤슨, 그리고 라틀리프를 베스트 5에 가세시킨 모비스는 정규시즌동안 부지런히 조직력을 맞춘 뒤 끝내 정규리그 1위 SK를 4전 전승으로 누르고 플레이오프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김시래를 제외하곤 별다른 전력 누수가 없었다.

올해 그들의 두 번째 시즌이다. 3경기 동안 모비스는 공수에서 별다른 약점이 없었다. 함지훈은 업그레이드됐고, 양동근, 문태영, 벤슨, 라틀리프는 여전했다. 베스트 5가 너무나 탄탄해지면서 천대현 박구영 등 식스맨들도 안정적으로 팀에 스며들고 있다. 신인 전준범과 이대성의 합류기간도 짧았지만, 적응이 빠른 이유다.

올 시즌 모비스는 계속 진화하고 있다. 그들을 견제할 동부와 KGC 등은 아직 완전치 않다. 모비스를 어떤 팀이 견제할 수 있을 지 궁금하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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