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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 준PO 혈투 두산, 체력저하 진짜 심각한걸까?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3-10-16 08:18


14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5차전 두산과 넥센의 경기가 열렸다. 연장 13회초 무사서 대타로 나선 두산 최준석이 중월 솔로홈런을 덕아웃에서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목동=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10.14.

2013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5차전 넥센과 두산의 경기가 14일 목동구장에서 열렸다. 연장 접전끝에 승리를 거두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두산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목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10.14/



두산이 불리할 거라고 한다.

체력 저하 탓이다. 맞는 말이다. 두산이 불리하다. 근래 보기 드문 5차전 혈투. 연장전만 3차례였다. 2번을 진 뒤 사력을 다해 3번을 내리 이겼다. 체력 저하가 불가피한 상황. 사령탑 김진욱 감독도 "선수들이 지칠대로 지쳤지만"이라고 인정하며 정신력을 강조하는 상황. 하지만 정작 두산의 체력 게이지는 결코 절망적인 바닥 수준은 아니다. 왜 그럴까.

두산 야수진, 이중대가 있다

두산의 최대 장점? 두터운 선수층이다. 투수가 약해서 그렇지 야수는 두툼한 백업을 자랑한다. "어지간한 팀 2개를 만들 정도"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 주전과 백업의 실력 차가 가장 적은 팀도 두산이다. 최재훈은 양의지의 부상 공백을 100% 메웠다. 빨랫줄 송구와 투수 리드, 타격 솜씨까지 나무랄데 없는 활약. 조금 지쳤다. 양의지는 준플레이오프 후반 내내 벤치를 지켰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양의지를 활용해야 한다. 의지가 후반기부터 몸이 안 좋았는데 많이 회복된 것 같다. (최)재훈이가 몸살날 것 같다. 팀을 위해 고생해줬다"고 말했다. 준플레이오프 MVP 최준석은 시리즈 동안 사실상 대타 요원이었다. 국가대표 출신 유격수 손시헌이 벤치에 앉아있다. 타격 솜씨가 빼어난 최주환과 안정된 수비와 빠른 발을 과시하는 허경민도 주전 못지 않은 실력파 선수들.

외야수 정수빈과 임재철은 다른 팀에 가면 당장 주전으로 맹활약할 수 있는 외야수들. 타구판단과 송구, 빠른 발까지 두루 갖춘 최고의 외야 수비를 자랑한다. 타격도 나무랄데 없는 선수들이다. 지친 주전 라인업을 대체할만한 선수들이 수두룩한 두산. 이종욱을 비롯, 주전 선수들은 많이 지쳤지만 운용의 묘에 따라 피로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황금 군단이다.

불안한 불펜, 체력이 문제일까

니퍼트를 제외한 선발진은 정상 간격으로 돌아가고 있다. 정규 시즌보다 더 전력투구를 했겠지만 등판 간격을 두는 선발 투수들은 버틸 수 있다. 포스트시즌 마운드의 문제는 불펜이다. 거의 매경기 필승조가 연투를 하기 일쑤. 하지만 두산 불펜 운용법은 조금 남 달랐다. 그날 그날 좋은 투수들이 길게 끌고 가는 형태로 경기를 치뤘다. 선발 요원 니퍼트가 변칙적으로 불펜에 합류, 힘을 보태기도 했다. 불펜 믿을맨이 딱히 없었기 때문이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불펜 운용 계획에 대해 "구위가 좋은 사람이 조금이라도 더 던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보니 정작 불펜 투수들은 전반적으로 큰 무리는 하지 않았다. 체력이 바닥날 정도는 결코 아니다.

문제는 체력이 아닌 자신의 공에 대한 자신감 회복이 관건이다. 준플레이오프를 통과한만큼 조금 더 편해질 가능성이 크다. 가뜩이나 홈런 공포가 큰 목동이 아닌 잠실에서 열린다는 점도 불펜진의 자신감 회복에 있어 유리한 환경. "체력 문제는 핑계일 뿐"이란 캡틴 홍성흔의 말처럼 두산 불펜진에게 체력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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