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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한번에 내복 한벌'이란 말이 있다. 가을비가 내린 다음에 큰 폭으로 떨어지는 기온 탓에 몸관리에 유의하라는 뜻.
갑작스레 추워진 날씨. 예기치 못한 변수가 되기에 충분하다. 과연 어느 팀에 유리하게 작용할 까. 속단하기 어렵다. 다양한 변수를 예상해볼 수 있다.
통상 1차전은 '얼음' 게임이다. 시리즈를 통틀어 놓고 볼 때 긴장도가 가장 높다. 긴장된 마음에 추위까지 겹쳐 몸까지 굳으면 공-수에 걸쳐 베스트 경기력을 선보이기다 쉽지 않다.
상대적으로 두산은 조금 낫다. 불과 이틀 전까지 넥센과 피 말리는 혈투를 벌이고 올라왔기 때문이다. 적당한 예방주사를 맞고 온 셈. 물론 뚝 떨어진 기온 탓에 몸이 굳기는 마찬가지. LG-두산의 포스트시즌이 가져올 용광로 같은 열기가 미칠 긴장감도 풀고 가야 할 장애물이다.
양 팀 선발 투수들도 컨디션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 특히 몸이 덜 풀릴 초반, 특히 1회 승부가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LG 류제국과 두산 노경은 모두 정통파 투수지만 변화구 의존도가 높은 편. 날씨가 쌀쌀하면 손이 곱아 변화구 제구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날일 수록 투수들은 가능한 한 빠른 템포의 승부가 바람직하다. 수비 시간이 길어질 경우 야수들의 몸이 굳어 순간 반응이 늦어질 수 있다. 추위를 극복하고 얼마만큼 공격적 피칭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주루플레이나 수비에서도 같한 주의가 필요하다. 날이 차가울 경우 충돌에 의한 부상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
뚝 떨어진 수은주. 잠실벌 축제 첫날 어떤 영향을 미칠까. 시리즈 전체 향방에 중요한 가늠자가 될 1차전이라 더욱 관심을 모으는 날씨 변수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