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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 불청객 가을추위, 1차전 승부 변수될까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3-10-16 09:34


15일 오후 잠실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LG와 두산의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LG는 김기태 감독과 이병규, 봉중근이 두산은 김진욱 감독과 홍성흔, 유희관이 참석해 공식 기자회견과 포토타임을 가졌다. 명승부를 다짐하며 기념포즈를 취하고 있다.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10.15

15일 오후 잠실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LG와 두산의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LG는 김기태 감독과 이병규, 봉중근이 두산은 김진욱 감독과 홍성흔, 유희관이 참석해 공식 기자회견과 포토타임을 가졌다. 행사를 마치고 인사를 나누고 있는 이병규(오른쪽)와 두산 유희관.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10.15



'가을비 한번에 내복 한벌'이란 말이 있다. 가을비가 내린 다음에 큰 폭으로 떨어지는 기온 탓에 몸관리에 유의하라는 뜻.

플레이오프가 열리기 하루 전인 15일. 가을비가 대지를 촉촉하게 적셨다. 옛 말 틀린 법 없다. 다음날인 16일, 진짜 내복 한벌 준비해야 할만큼 수은주가 곤두박질쳤다. 잠실벌에서 LG-두산의 '한지붕 두가족' 서울라이벌 팀의 플레이오프 첫 축제가 열리는 날. 심술 궂은 가을 추위가 찾아왔다. 서울 아침기온은 섭씨 6.1로 역시 쌀쌀했던 전날보다도 7도 정도 더 내려갔다. 1차전이 시작되는 잠실구장 오후 6시 예보는 섭씨 16도. 경기 중·후반에는 10도~12도쯤될 전망이다.

갑작스레 추워진 날씨. 예기치 못한 변수가 되기에 충분하다. 과연 어느 팀에 유리하게 작용할 까. 속단하기 어렵다. 다양한 변수를 예상해볼 수 있다.

통상 1차전은 '얼음' 게임이다. 시리즈를 통틀어 놓고 볼 때 긴장도가 가장 높다. 긴장된 마음에 추위까지 겹쳐 몸까지 굳으면 공-수에 걸쳐 베스트 경기력을 선보이기다 쉽지 않다.

상대적으로 두산은 조금 낫다. 불과 이틀 전까지 넥센과 피 말리는 혈투를 벌이고 올라왔기 때문이다. 적당한 예방주사를 맞고 온 셈. 물론 뚝 떨어진 기온 탓에 몸이 굳기는 마찬가지. LG-두산의 포스트시즌이 가져올 용광로 같은 열기가 미칠 긴장감도 풀고 가야 할 장애물이다.

두산에 비해 LG는 조금 불안하다. 선수 각자의 경험이 있고 없고를 떠나 팀의 포스트시즌 자체가 무려 11년만이다. 한국과 일본에 대표팀까지 산전수전 다 겪은 이병규 같은 베테랑 선수조차 "1차전 경기 당일이 되면 긴장 될 것 같다. 워낙 오랜만이서 긴장보다 설레임이 더 많다. 즐거운 설레임이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할 정도다. 적당한 긴장감은 실수를 예방하는 백신. 하지만 과도하면 탈을 일으킨다.

양 팀 선발 투수들도 컨디션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 특히 몸이 덜 풀릴 초반, 특히 1회 승부가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LG 류제국과 두산 노경은 모두 정통파 투수지만 변화구 의존도가 높은 편. 날씨가 쌀쌀하면 손이 곱아 변화구 제구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날일 수록 투수들은 가능한 한 빠른 템포의 승부가 바람직하다. 수비 시간이 길어질 경우 야수들의 몸이 굳어 순간 반응이 늦어질 수 있다. 추위를 극복하고 얼마만큼 공격적 피칭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주루플레이나 수비에서도 같한 주의가 필요하다. 날이 차가울 경우 충돌에 의한 부상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


뚝 떨어진 수은주. 잠실벌 축제 첫날 어떤 영향을 미칠까. 시리즈 전체 향방에 중요한 가늠자가 될 1차전이라 더욱 관심을 모으는 날씨 변수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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