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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보유 한도 증가, 제2의 발렌틴을 찾아라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3-10-13 09:39


내년 국내프로야구에서 발렌틴(야쿠르투) 같은 강력한 외국인 타자를 볼 수 있을까. 9팀들은 외인 거포를 찾고 있다. 사진캡처=일본야구기구

2014시즌 국내야구에서 외국인 거포를 다시 볼 수 있을 것 같다. 2011시즌을 끝으로 투수 일색이었던 야구판에 외국인 타자가 3년 만에 돌아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프로야구선수협회는 국내야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를 지금의 2명(NC와 KT는 3명)에서 3명(NC와 KT는 4명)으로 1명 늘리는 데 뜻을 같이했다. KBO는 현재 야구규정 개정 작업을 하고 있다. 빠르면 내년 시즌부터 적용된다. 따라서 2014시즌에 참가하는 9팀은 외국인 타자 쪽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국내야구에선 외국인 타자를 단 한 명도 볼 수 없었다. 보유 한도 2명을 모두 투수로 채웠다. 쓸만한 토종 투수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팀들은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타자 보다 투수 영입이 더 큰 효과를 낸다고 봤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외국인 선수 한도가 늘어나는 것과 동시에 반드시 야수 한명을 포함하게 된다. 따라서 다수의 팀들이 투수 2명, 야수 1명을 영입할 가능성이 높다. 9구단 NC의 경우 투수 3명에 야수 1명(또는 투수 2명, 야수 2명)을 검토할 것이다. 중심 타선이 약해 고전했던 팀들엔 희소식이 될 수 있다.

국내 구단들은 이미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다수의 팀들이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 확대를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국내무대에서 통할 슬러거를 찾는 일이 쉽지 않다고 한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성공한 외국인 타자로 통하는 호세는 "그동안 국내 토종 투수들의 실력이 많이 좋아졌다. 외국인 야수들이 들어와도 적응이 쉽지 않다. 외국인 타자가 한 시즌 20~25홈런, 100타점을 기록하면 운이 좋은 것이다"고 말했다.


롯데와 NC의 주중 3연전 두번째날 경기가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응답하라 1999'라는 테마로 열리는 롯데의 '챔피언스 데이'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6년만에 한국을 찾은 호세가 시구를 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6.26/
호세는 웬만한 외국인 타자가 국내에 와도 첫해 30홈런과 100타점을 기록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호세는 첫 시즌이었던 1999년과 2011년 30홈런-100타점 이상을 기록했다. 2006~2007시즌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의 성공은 자주 로또에 비교된다. 그 만큼 어렵지만 맞아 떨어질 경우 큰 경기력 향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동안 국내야구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남긴 외국인 타자들은 열손가락 정도로 꼽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우즈(두산)퀸란 브룸바 쿨바(현대) 등이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우즈의 경우 2001년 한국시리즈에서 4홈런 8타점으로 두산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쿨바는 1998년, 퀸란은 2000년, 브룸바는 2004년 현대의 한국시리즈 챔피언 등극을 도왔다. 퀸란은 2000년 한국시리즈 MVP에도 뽑혔다.

전문가들은 우즈 같은 한 시즌에 30홈런-100타점 이상을 기록하는 외국인 선수를 영입할 경우 팀 성적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봤다. 토종 타자에 빗댈 경우 넥센 4번 타자 박병호에 맞먹는 효과가 나올 수 있다. 박병호는 2012~13시즌 연속으로 30홈런-100타점 이상을 쳐 국내 최고의 타자가 됐다. 넥센은 올해 팀 창단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외국인 선수 영입은 신중할 수밖에 없다. 그 한도가 늘어나면 더 고민해야 한다. 일단 투자 비용이 올라간다. 현재 야구 규약에는 외국인 선수의 보수가 30만달러를 넘길 수 없다고 돼 있다. 하지만 이 규정이 유명무실해진지 오래다. 구단간 경쟁이 붙을 경우 선수 한 명의 몸값이 100만달러를 훌쩍 넘게 된다. KBO 이사회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외국인 선수 보수 한도를 현실화해 수정해야 한다.


일본 프로야구는 올해 외국인 타자들이 맹활약하면서 많은 볼거리를 만들어냈다. 야쿠르트의 거포 발렌틴은 60홈런으로 일본을 넘어 아시아의 홈런 기록을 모조리 갈아치웠다. 요코하마의 블랑코도 타격왕(0.333)과 타점왕(136개)을 차지했다. 니혼햄의 아브레유(31홈론 95타점), 라쿠텐의 마기(27홈런 92타점), 존스(26홈런 94타점) 등의 활약도 빛났다. 일본은 외국인 선수가 팀당 4명씩 1군에서 출전할 수 있다. 2군에선 무제한 보유할 수 있다.

투수들의 제구력이 한국 보다 뛰어난 일본 무대에서 통하는 외국인 타자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본에서 성공한 외국인 타자들은 국내에서 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일본에서 성공한 외국인 타자들의 연봉은 수 십억원으로 치솟는다. 따라서 그들을 바로 데려오는 건 무리다. 대신 일본팀들의 성공 하노우를 배울 필요는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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