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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니퍼트, "PS서 부상으로 진 빚 다 갚겠다"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3-09-26 21:45 | 최종수정 2013-09-27 06:09



"모든 면에서 지난 등판보다 좋았다."

두산 니퍼트에게 부상 후유증은 없었다. 2경기 연속 호투로 포스트시즌 전망을 밝게 했다. 니퍼트는 부상으로 진 빚을 포스트시즌에서 반드시 갚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니퍼트는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89개. NC 타선에 단 3안타 2볼넷만을 허용했고, 탈삼진을 7개나 잡아내며 1실점으로 막았다. 6-1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가 시즌 12승(4패) 요건을 갖췄다.

경기 전 두산 김진욱 감독은 "니퍼트는 100개 안쪽으로 던지게 할 것이다. 무리시키지 않을 것이다. 오늘 5이닝 정도 던지고 어떤 모습을 보이나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흔히 재활 이후 오랜만에 등판하는 투수의 경우, 첫 등판에서 좋다가도 두번째 등판에서 볼끝이 떨어진다는 말을 했다. 개막 후 첫 등판에서 좋았던 투수가 두번째 등판 때 안 좋은 것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지난 20일 LG전에서 복귀한 니퍼트 역시 2경기 연속 호투가 이어질 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니퍼트는 등 부상으로 7월 중순 이후 두 달 가량 자리를 비웠다. 복귀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긴 했지만, 김 감독은 여전히 신중했다.

다행히 상대는 타격감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는 NC. 니퍼트는 1회초부터 삼자범퇴로 가볍게 출발했다. 특히 3번타자 나성범을 스탠딩 삼진으로 돌려 세운 3구째 몸쪽 직구는 강력했다. 김 감독의 우려와 달리, 직구의 볼끝엔 전혀 문제가 없어 보였다.

2회엔 1사 후 조영훈에게 볼넷을 내주긴 했지만, 권희동과 이상호를 우익수 뜬공, 삼진으로 잡았다. 상대를 압도하는 피칭이 이어졌다. 변화구보단 역시 직구의 위력이 여전했다. NC 타자들은 스트라이크존 복판으로 들어가는 공도 때려내지 못했다.


2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NC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1회초 2사서 NC 나성범을 삼진 처리 한 두산 선발 니퍼트가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9.26.

5-0으로 크게 앞선 3회엔 첫 실점이 나왔다. 1사 후 김태군에게 볼넷을 내준 뒤, 김종호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맞았다. 직구 제구가 잠시 흔들렸고, 높게 들어간 공이 화근이었다.

니퍼트는 모창민에게 커브를 던져 뜬공을 유도했다.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1실점, 하지만 나성범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추가실점을 막았다.

니퍼트는 점차 변화구 비율을 늘려가며 투구 밸런스를 유지했다. 구속 변화가 확실한 체인지업에 날카로운 슬라이더, 낙차 큰 커브까지 잘 섞었다. 4회엔 2사 후 권희동에게 유격수 앞 내야안타를 허용했지만, 이상호를 슬라이더로 삼진으로 요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5회는 다시 삼자범퇴로 마쳤다. 노진혁을 유격수 뜬공, 김태군을 헛스윙 삼진, 김종호를 1루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했다. 5회까지 투구수는 73개.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니퍼트는 2사 후 이호준에게 우전안타를 맞았지만 조영훈을 체인지업을 통해 헛스윙 삼진으로 요리, 6이닝 1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6회까지 투구수가 89개였지만, 두산 벤치는 무리하지 않고 교체를 지시했다. 오현택이 니퍼트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니퍼트의 이날 직구 최고구속은 150㎞였다. 89개의 공 중 45개가 포심패스트볼이었고, 체인지업 17개, 슬라이더 11개, 커브 10개, 투심패스트볼 6개를 섞었다.

경기 후 니퍼트는 "부상 후 두번째 등판이었는데 모든 면에서 지난번보다 좋았다. 볼넷을 2개 내준 것을 빼곤 전체적으로 만족한다"며 웃었다. 이어 "이번 시즌 부상이 길어서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포스트시즌에 나가서 팀과 동료들에게 진 빚을 반드시 갚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잠실=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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