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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내티 레즈 추신수가 지난 24일(이하 한국시각)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서 도루 2개를 추가하며 3년만에 20(홈런)-20(도루)을 작성했다. 추신수를 포함해 이날 현재 20-20을 달성한 메이저리거는 콜로라도의 카를로스 곤잘레스(26홈런-21도루), LA 에인절스의 마이크 트라우트(26홈런-33도루), 샌프란시스코의 헌터 펜스(25홈런-21도루), 오클랜드의 코코 크리습(22홈런-20도루), 밀워키의 카를로스 고메스(22홈런-37도루), 샌디에이고의 윌 베너블(22홈런-22도루), 피츠버그의 앤드류 맥커친(20홈런-27도루), 워싱턴의 이안 데스몬드(20홈런-21도루) 등 9명이다. 이 가운데 30(홈런)-30(도루)에 가장 가까운 선수는 트라우트인데, 에인절스가 6경기 밖에 남겨 놓지 않아 '미친 듯' 몰아치지 않는 한 기록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지난해 밀워키의 라이언 브런과 에인절스의 트라우트를 포함해 지금까지 30-30 기록이 60차례 작성됐다.
그러나 30-30클럽은 2001년부터 올해까지 13년째 '회원'이 나오지 않고 있다. 참으로 보고 싶은 기록이 아닐 수 없다. 박재홍 이후 30-30에 근접했던 기록조차도 찾기 힘들다. 이유는 어찌보면 간단하다. 토종 타자들 사이에 거포 자체가 줄었고, 각 구단의 외국인 타자에 대한 의존도도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2010년 이전에는 데이비스, 마르티네스, 클락 등 발 빠른 거포 외국인 타자들을 꽤 볼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모든 구단들이 투수 위주로 '용병'을 뽑는 상황이라 30-30은 물론 20-20 기록마저도 보기가 힘들어졌다.
더구나 고교야구에서도 나무배트를 도입한 이후로 장타력을 갖춘 유망주들이 줄고 있어 향후 뛰어난 호타준족의 탄생을 기대하기가 더욱 어려워진게 현실이다. 또 국내 프로야구의 경우 시간이 흐를수록 수비에서는 '멀티 포지션'을 강조하지만, 타격에서는 한 가지만 잘하면 중용되기 때문에 홈런과 도루, 두 가지를 모두 잘 하는 타자가 드물어진 원인이 되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