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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 이양기, 4번 송광민, 5번 김태완. 좋네!"
NC와의 원정경기가 열린 12일 창원 마산구장. 한화 김응용 감독은 둘이 빠진 라인업에 대한 질문을 받자 "4번타자는 제일 못 치는 애가 치는 것 아냐"라며 농담으로 응수했다. 이내 라인업이 적힌 종이를 자신 있게 내보이더니,
"3번 이양기, 4번 송광민, 5번 김태완. 좋네"라고 말했다.
사실 김태균과 최진행이 빠진 한화 라인업엔 무게감이 크게 떨어진다. 사실상 둘이 차지하는 존재감이 팀 타선의 절반을 넘었다.
이날 한화 타선은 경기 초반부터 적재적소에 터졌다. 한화는 이날 2회 정현석의 선제 솔로홈런을 시작으로, 3회 고동진-이대수 테이블세터의 연속 2루타와 이양기의 적시타로 차곡차곡 점수를 냈다. 5회엔 이양기의 투런홈런이 나오면서 5-0까지 달아났다.
특히 클린업트리오로 들어온 이양기는 5회까지 매타석 안타를 때려냈다. 1회초 2루타로 포문을 열더니, 3회엔 깔끔한 좌전 적시타, 5회엔 좌중월 2점홈런을 날렸다. 송광민은 6-5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9회 마지막 타석에서 투런홈런을 날리며 힘을 보탰다. 정현석과 이양기, 송광민까지 홈런 세 방이 나오면서 8대5로 승리할 수 있었다.
올시즌 한화는 아직 두자릿수 홈런을 때려낸 타자가 없다. 이미 시즌아웃된 최진행이 8개로 팀내 홈런 1위고, 김태균이 7개, 송광민이 6개를 쳤다. 현재로선 두자릿수 홈런이 나오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두자릿수 홈런타자의 실종, 86년 창단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다이너마이트 타선'으로 불렸던 타선도 이젠 옛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양기와 송광민, 김태완에겐 평소 얻을 수 없는 소중한 기회가 왔다. 셋 모두 한화가 키워내야 할 자원들이다. 주전을 넘어 중심타선에 설 수 있는 타자로 만들어야 한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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