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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승리' 개티스, 148m 아치로 설움 날렸다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3-09-10 11:19 | 최종수정 2013-09-10 11:19


애틀랜타 신인 포수 에반 게티스. 캡쳐=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



주차 보조요원, 피자집 점원, 스키 리프트 운영요원, 옐로우스톤 국립공원 직원, 건물 청소부, 골프 코스 카트운전, 자동차 판매원….

프로 데뷔 전 애틀란타 신인 포수 에반 게티스(27)가 거친 다양한 직업군이다. 혜성처럼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인간 승리의 주인공. 그가 어두웠던 과거의 아픔을 야구공에 실어 멀리 멀리 날렸다.

게티스는 9일(이하 한국시간)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와의 원정경기에서 0-2로 뒤진 2회 콜 해멀스로부터 중월 투런 홈런을 날렸다. 이 타구는 엄청 멀리 날았다. 중앙 펜스 위의 식당가에 떨어졌다. 추정 비거리 약 486피트(약 148m). 올 시즌 홈런 중 최장거리다. 최근 10년간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터진 홈런 중 가장 멀리 비행한 타구. 올시즌 최장거리 홈런 2위는 보름 전 헌터 펜스(샌프란시스코)가 기록한 476피트(145m). 3위는 마크 트럼보(LA에인절스)와 앤서니 리조(시카고 컵스)가 4월에 각각 기록한 475피트(144.78m)다.

개티스는 7회 해멀스로부터 다시 홈런을 빼앗으며 시즌 18호 홈런으로 신인 최다 홈런 1위로 올라섰다. 2위는 샌디에이고 저드 교코(17홈런).

고교 졸업 후 프로의 지명을 받지 못한 뒤 2006년 치명적 무릎 부상으로 야구를 그만 둔 거포 유망주. 나락으로의 추락은 순식간이었다. 좌절감 속에 술과 마약에 빠져들며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콜로라도, 댈러스, 뉴멕시코, 캘리포니아, 와이오밍 등을 전전하며 떠돌이처럼 각종 임시직을 통해 연명했다.

2010년. 부상에서 회복한 개티스는 야구를 다시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이복 형제 드류 켄드릭이 뛰고 있는 텍사스의 한 대학을 찾아 도움을 청했다. 그의 고교 시절을 눈여겨본 대학 지도자의 허락으로 잡은 기회. 야구에 대한 쌓인 그리움과 열정이 폭발했다. 타율 4할3리 11홈런을 때려내면서 2010년 애틀랜타에 23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3년간 마이너리그를 거친 게티스는 올 초 주전포수 브라이언 맥켄의 부상을 틈 타 빅리그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다. 폭발적인 장타력으로 4월의 신인으로 뽑힌 게티스는 류현진과 함께 내셔널리그 신인왕 경쟁을 펼치고 있는 선수 중 하나.

한편, 메이저리그 역대 최장 거리 홈런은 1960년 디트로이트 브리그스 스타디움에서 미키 맨틀(뉴욕 양키스)이 기록한 634피트(193m). 하지만 비현실적 비거리인데다 정확한 측정 기록이 아니어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 1921년 '홈런의 제왕' 베이브 루스의 575피트(175m)짜리 홈런을 최장 기록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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