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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의 빈볼 논란이 뜨겁다.
논란이 불거졌다. '고의성'을 다분히 의심하는 일부 해석도 뒤따랐다. 리즈는 과연 일부러 타자들을 맞히고 있는걸까.
우선, 상황을 보자. 배영섭 사구가 나온 6회. LG는 3-1 박빙의 리드를 지키고 있었다. 무사 1루에 볼카운트는 1B2S. 투수에게 유리한 볼카운트였다. 고의로 맞힐 상황은 아니었다.
둘째, 어깨와 얼굴 각도를 보자. 투수들은 '고의로' 타자를 향해 공을 던질 때가 있다. 이른바 보복구다. 이 경우 타자들이 제일 먼저 안다. "순간적으로 어깨와 몸이 타자 자신을 향하는 것이 느껴진다." 현역 코치의 설명이다. 배영섭을 맞힐 때 리즈의 어깨는 평소처럼 열려 있었다.
네번째, 비난의 표적이 됐던 과도한 세리머니. 배영섭의 사구로 리즈는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한방으로 승부가 갈릴 수 있는 순간. 하지만 정형식 박한이 최형우로 이어진 후속 3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위기에서 탈출했다. 너무나도 중요한 경기, 너무나도 중요한 순간이었다. 피 말리는 1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LG-삼성 전. 리즈 개인적으로도 8월9일 잠실 롯데전 이후 한달간 4경기 연속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기는 순간, 승부에 몰두했다면 무의식 중에라도 기뻐할만 했다. 물론 '배영섭 사태'를 생각했다면 액션의 크기를 조절하는 편이 나았다. 그 점에 있어서 만큼은 리즈가 사려 깊지 못했다. 하지만 리즈는 6회를 마치고 덕아웃에 들어오자마자 맨 먼저 통역에게 배영섭의 몸 상태를 물었다. 안부를 체크한 리즈는 통역에게 "배영섭에게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꼭 좀 전해달라"고 말했다.
리즈의 불완전한 제구력. 160㎞에 달하는 무시무시한 광속구와 합쳐져 타자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사고 방지'를 위해 리즈는 아예 몸쪽 공 자체를 포기해야 하는걸까? 만에 하나 그럴 경우 리즈는 한국 프로야구에서의 '생존'을 포기해야 할지 모른다. 당장 올 가을 11년만의 대망의 포스트시즌에서 1선발로 마운드에 서야야 할 리즈다.
LG 차명석 투수코치는 "고의는 절대 아닌데…, (리즈도) 살려고 하는건데 결과적으로 안 좋은 상황이 나왔다. 삼성에 많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리즈는 평소에 어렵게 (코너워크로) 가는 것보다 맞혀 잡도록 권유하는 편인데…"라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