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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선수들이라면 누구나 '기록 경신'에 대한 열망이 있다. 새 기록을 작성함으로 인해 스스로의 커리어를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몸값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굳이 '몸값'과의 상관관계가 아니더라도 스스로의 한계치를 뛰어넘으려는 노력과 그에 따른 결실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언제나 박수를 받을 만한 일이다.
특히 나지완의 페이스가 데뷔 후 자신의 최고기록을 향해 성큼성큼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 더 훌륭하다. 이미 타점은 데뷔 후 최다기록을 뛰어넘었다. 타율에서는 7리만 끌어올리면 2011년 기록했던 3할2리를 뛰어넘을 수 있고, 홈런은 6개를 추가하면 2009년(23개)의 개인 최고기록을 경신한다.
또 8개의 안타를 더 치면 지난해 달성했던 109안타의 개인 한 시즌 최다안타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큰 의미가 없는 기록이긴 해도 도루 역시 2개만 더 하면 지난해 개인 최고기록(7개)을 뛰어넘는다. 4일 현재 팀이 25경기를 남겨둔 시점이라 타격 각 부문에서 개인 최고기록을 넘어서거나 그에 준하는 성적을 낼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를 종합하면 올시즌이 바로 나지완의 '커리어하이 시즌'이라는 뜻이다.
올해로 만 28세. 신체건강한 나지완은 그간 팀을 위해 계속 군 복무를 연기해왔다. 사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군에 입대하려는 계획도 있었지만, 선동열 감독의 만류로 한 시즌 더 팀에 남기로 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나이가 차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입장이다.
나지완이 내년 시즌 군복무로 인해 팀에서 빠지게 될 경우를 가정해보자. KIA는 당장 '100안타-20홈런-90타점'을 낼 수 있는 4번타자를 잃게 된다. 전력 누수가 엄청날 수 밖에 없다. 나지완의 군입대가 미칠 후폭풍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때문에 미리 대비책을 세워놔야만 한다.
물론 나지완이 내년시즌에도 팀에서 활약할 일말의 가능성은 남아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예비엔트리에 포함될 경우다. 그러나 이 가능성은 현시점에서는 불투명하다. 불확실한 가능성에 기대를 거는 것은 도박이다. 팀을 운용하는 입장에서는 취하지 말아야 할 선택지다.
결국 냉정하고, 현실적인 상황인식과 대처법 마련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나지완의 공백을 일단 기정사실로 가정하고,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지를 고민하는 것이 올해 스토브리그에서 KIA의 또 다른 숙제가 될 것 같다. 이 숙제, 해결못하면 내년 시즌도 그리 희망적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