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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신인왕 이재학 타야한다", 유희관 멘붕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3-08-15 18:12


2013 프로야구 두산과 롯데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가 6월 20일 잠실 야구장에서 펼쳐 졌다. 두산 선발 유희관이 7회까지 무실점으로 막고 내려오자 후배 김현수가 볼을 만지며 축하해 주고 있다.
잠실=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

"신인왕 (이)재학이가 타야하는 거 아닌가요."

15일 광주 KIA전을 앞둔 두산 덕아웃에 순식간에 폭소가 터졌다. 김현수의 '폭탄발언' 때문이다. 유창한 입담을 자랑하던 유희관도 그 소리를 듣고 '멘붕(멘탈붕괴)'에 빠졌다.

물론 순도 100% 농담이다. 김현수와 유희관이 워낙 친하기 때문에 말할 수 있는 과감한 발언.

올시즌 신인왕 판도는 치열하다. 3파전이다. 두산 유희관과 NC 이재학, 나성범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유희관은 올 시즌 두산의 선발진을 구원한 '느림의 미학'을 대표하는 선수다. 30경기에 나서 6승3패, 3홀드, 1세이브, 평균 자책점 3.02를 기록하고 있다. 방어율 부문 3위다.

시즌 초반 두산은 선발 로테이션이 붕괴됐다. 패스트볼의 구속은 135㎞에 불과하지만, 6가지의 구질과 정확한 제구력으로 상대타자를 압도하고 있다. 이때 혜성처럼 나타나 두산의 버팀목이 됐다. 2009년 두산에 입단한 그는 상무에서 제대한 뒤 올해 컴백,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재학은 6승5패, 1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는 NC의 차세대 에이스다. NC의 첫 승을 포함, NC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있는 유망한 선발 요원이다. 특히 서클 체인지업은 리그 명품 구질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달 31일 SK전에서는 9이닝 2피안타로 완투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나성범도 만만치 않다. 오른쪽 손바닥 부상으로 올 시즌 늦게 합류했지만, NC의 중심타자로 만만치 않은 기량을 보이고 있다. 2할6푼7리, 10홈런, 49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뛰어난 하드웨어와 성실함으로 미래가 더 기대되는 NC의 차세대 거포다.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신인왕 판도는 유희관이 살짝 앞서고 있다. 기록 뿐만 아니라 화제성에서도 유희관이 미세하게 우위를 점하고 있다.

김현수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절친한 2년 선배 유희관에게 짖궂은 장난을 쳤다.

"무슨 프로 5년 차가 신인왕을 받아요. 당연히 신생팀 NC 선수가 받아야죠. (이)재학이가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희관이 형 별명이 '유디키'에요. RA 디키는 알고도 못 치는 너클볼, 희관이 형은 알고도 못 치는 130㎞ 몸쪽 직구"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RA 디키는 마구와 같은 너클볼로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20승을 거둔 선발투수.

장난기 가득한 김현수의 '공격'에 유희관은 제대로 '반격'하지 못했다. "신인왕 정말 받고 싶다"고 한 그의 말처럼 신인왕에 대한 열망이 워낙 컸기 때문. 김현수와 유희관은 항상 '말싸움'을 하며 티격태격 장난친다. 그러나 신인왕에 관련된 말다툼에는 약점이 있는 유희관이다. 김현수는 내일 선발이 유희관이라는 말을 듣고서야 '공격'을 멈췄다.

한참 말없던 유희관은 "더워서 대꾸할 가치도 없어"라고 황급히 자리를 떴다. 유희관의 완패였다. 광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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