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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크기는 0으로 수렴하고, 절망의 농도는 무한대로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이 어디 계산대로만 풀릴까. 냉정히 현재의 팀 전력과 분위기, 또 향후 맞대결 팀과의 전적 등의 현실적 자료를 가지고 따져보면 6경기차의 역전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 특히 최근 김주찬과 양현종의 부상 이탈은 팀에 더욱 어두운 분위기를 드리웠다.
그러나 KIA의 입장에서는 아직 '포기'나 '내년 시즌 준비'라는 카드를 집어들 수는 없다. 잔여 기간 중 새로운 변혁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물론 선발진이 붕괴되고, 타선도 깊이 침체된 상황이지만 KIA는 마지막 희망을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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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이런 장면이 필요하다. KIA 팬들은 지쳤다. 2년 연속 실망을 떠안고 있다. 이런 시기에 다시 강력한 선발진의 위용이 살아난다면 팬들도 새 희망을 얻을 수 있게 된다.
또 한 가지는 바로 김선빈과 안치홍의 분발이다. 이들 키스톤 콤비는 팬 사이에서 'KIA의 미래'로 불린다. 데뷔 후 꾸준히 성장해왔는데, 올해는 안치홍이 주춤하다. 김선빈은 시즌 초부터 공수에 걸쳐 팀의 핵심 역할을 해주고 있다.
그러나 안치홍은 시즌초 타격폼의 변경에서 야기된 혼란으로 인해 내내 흔들렸다. 2군행을 자처하기도 하고, 매일같이 추가 훈련을 했는데도 상황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다행히 최근 들어서는 간간히 홈런포가 터지면서 타격 감도 올라가고 있는 모습이다. 어찌됐든, 안치홍의 성장은 KIA 뿐만 아니라 프로야구 전체로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결과적으로 선발진의 위력과 김선빈-안치홍 키스톤의 부활이 어찌보면 KIA에 남은 희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 희망요소가 살아난다면 설령 올해 4강에 또 실패한다고 해도, 어느 정도는 팬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줄 수 있을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