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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방패 녹인 37도 찜통 더위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3-08-13 21:19


한 게임차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삼성과 LG의 2013 프로야구 경기가 13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열렸다. 1회초 삼성 유격수 김상수가 LG 권용관의 타구를 더듬고 있다. 김상수의 1루 악송구로 이어지며 권용관을 2루까지 진루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8.13/

한 게임차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삼성과 LG의 2013 프로야구 경기가 13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열렸다. 1회초 1사 1,2루 LG 정의윤 타석때 삼성 장원삼의 견제 악송구로 3루로 뛰던 2루주자 권용관이 태그아웃되고 있다. 삼성 3루수는 박석민.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8.13/



1게임 차 1,2위 삼성-LG의 맞대결이 펼쳐진 13일 대구구장. 절정의 폭염이 그라운드를 덮쳤다. 이날 대구의 낮 최고 기온은 무려 섭씨 37도. 그늘에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말 그대로 살인적 더위였다. 게다가 인조잔디의 복사열이 겹쳐 경기 전 대구구장은 거대한 찜통을 방불케 했다. 반바지 차림으로 훈련을 하던 삼성 선수들의 온 몸에서는 땀이 비오듯 흘러내렸다.

햇살을 여과 없이 맞이해야 하는 LG의 1루측 덕아웃의 고통도 심했다. 피할 곳 조차 없는 사각지대. 선수들은 훈련 도중 짬짬이 라커 안에 들어가 숨을 돌렸다. 그나마 상황은 좋지 않았다. LG 선수들은 "라커에 에어컨 한대가 없어 덥다"며 고통을 호소. 경기 시작 직후까지 수은주는 33~34도를 맴돌았고 인조잔디 지열은 여전히 뜨거웠다.

이런 날, 가장 괴로운 사람은 양 팀 투수였다. 평소보다 훨씬 힘겨워하는 모습. 삼성 좌완 에이스 장원삼은 초반을 버티지 못했다. 활발한 타선 지원을 지키지 못하고 2⅔이닝만에 3점 홈런 포함, 8피안타 9실점(8자책)한 뒤 3회 2사후 백정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9실점은 장원삼의 프로 데뷔 후 최다실점이다. 2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도 다음 등판으로 미뤄야 했다.

37일만에 1군 무대에 복귀한 LG 선발 주키치 역시 초반 고전을 면치 못했다. 1회말 시작하자마자 배영섭 박한이에게 2루타와 적시타를 허용하는 등 1회에만 2실점했다. 2회에도 불안한 흐름은 이어졌다. 선두 타자 진갑용을 안타로 출루시킨 뒤 배영섭 최형우 이승엽에게 각각 적시타를 내주며 3실점을 더했다. 결국 주키치는 승리투수 요건까지 아웃카운트 1개를 남긴 4⅔이닝 만에 10피안타 9실점(8자책) 후 큰 아쉬움 속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9실점 역시 주키치의 최다 실점이다.

열기를 방출하는 그라운드 위에서 야수도 집중력 유지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1회 LG 권용관의 땅볼 타구를 삼성 유격수 김상수가 더듬다 악송구로 2루까지 보내면서 첫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2회 2사 만루에서도 박용택의 병살타성 타구를 김상수가 1루에 높게 던져 안줘도 될 점수를 내줬다. LG도 마찬가지. 1회말 무사 2루에서 박한이의 적시타 때 송구 실책으로 타자주자를 2루까지 보내며 추가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1회 공격 때 2루주자 권용관도 빠진 견제를 뒤늦게 본 뒤 3루로 내달리다 태그아웃되는 주루사를 범하기도 했다. 5회말 2사 2,3루에서는 조동찬의 2루타성 타구를 잘잡은 3루수 정성훈이 1루에 악송구를 범하며 2실점했다. 1루수 문선재와 충돌한 타자주자 조동찬은 왼쪽 무릎을 크게 다쳐 들것에 실려나간 뒤 병원에 후송되기도 했다. 대구구장을 덮친 폭염 속에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 경기. 양 팀이 자랑하는 지키는 야구가 더위 속에 흐물흐물 녹아내렸던 날이었다.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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