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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묘한 차이를 부른 윤요섭과 조영훈의 2루타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3-07-11 20:34


주중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마친 LG와 롯데가 주말 3연전 잠실에서 만났다.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롯데의 2013 프로야구 주말 3연전 첫번째 경기에서 3회말 2사 2,3루 LG 윤요섭이 좌익수 앞 2타점 적시타를 치고 김인호 1루 코치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6.07/



류현진의 동료인 쿠바 출신 괴물 야셀 푸이그(LA다저스). 전광석화 같은 배트 스피드와 코스와 구종을 가리지 않는 잡식성 타자. 4할이 넘는 괴력타로 화제를 모으며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일거수 일투족이 관심거리다. 최근에는 올스타 자격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그만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는 방증이다. 푸이그 판 특별 제작 기념품들이 불티나게 팔린다. 푸이그의 상품성과 매력. 단지 야구를 잘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 같은 거친 매력. 신인다운 패기와 의욕이 그의 플레이 속에 흠뻑 녹아 있다. 팬들을 열광하게 하는 요소다. 그는 어떤 상황에서든 열심히 뛴다. 때론 과잉의욕으로 문제의 중심에 설 때도 있다. 전력질주와 과감한 보디 체크로 상대 팀 선수들과 충돌하기도 한다. 벤치클리어링 때는 최전방에서 상대 선수들과의 거친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는다. 서두르다 수비와 주루 플레이에서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범하기도 한다. 하지만 배운대로 최선을 다하는 푸이그는 다저스 팬들은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존재다.

열심히 뛰기. 새 얼굴스러움이다. 하지만 늘 전력을 다해 뛸 수는 없다. 때론 상황에 따른 템포 조절도 필요하다.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NC 전. 초반 주루 플레이에서 묘한 엇갈림이 있었다. 0-2로 뒤진 NC의 2회초 공격. 1사후 5번 조영훈이 우익선상에 빨랫줄 같은 타구를 떨어뜨렸다. 라인선상을 타고 흐른 타구는 펜스까지 굴렀다. 1루를 돈 조영훈은 우익수 정의윤의 강한 어깨를 의식한 듯 1-2루 사이에서 스스로 스피드를 줄여 2루 안착을 준비했다. 그 때 작은 돌발상황이 벌어졌다. 좌익수에서 우익수로 이동한 정의윤이 펜스에 맞고 튀어나온 공의 각도를 정확히 계산하지 못했다. 왼쪽으로 튄 공을 따라가 잡는 과정에서 한 템포 늦은 송구가 이뤄졌다. 하지만 이미 조영훈은 2루에 멈춘 상황. 만약 푸이그처럼 처음부터 3루를 염두에 두고 가속도를 붙여 2루를 통과했다면 3루 승부가 가능할 수도 있었다. 1사였기에 2루와 3루는 큰 차이다. NC는 후속타 불발 속에 추격의 점수를 올리는데 실패했다.

반면, 이날 LG는 2사후 득점이 많았다. 2-0으로 앞선 2회말 2사후 윤요섭이 좌익선상에 공을 떨어뜨렸다. 좌익수 박정준이 빠르게 따라붙었다. 윤요섭의 느린 걸음을 감안하면 2루행이 다소 위험해 보였다. 하지만 윤요섭은 열심히 뛰었고 슬라이딩을 통해 간발의 차로 2루타를 만들었다. 2사임을 감안할 때 필요했던 적극적 승부. 주효했다. 후속 박용택의 중전 적시타가 터지며 LG는 3-0으로 추가점을 올렸다. 1사였기에 아쉬웠던 조영훈의 3루 포기. 2사였기에 칭찬할만한 윤요섭의 2루 질주였다. 한 베이스 더가기. 꼭 필요한 상황이라면 작은 틈만 있어도 언제든 뛸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푸이그처럼….


잠실=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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