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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은 역시 제구력을 앞세운 직구였다.
류현진은 6일(한국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전에서 6⅔이닝 동안 4안타 3볼넷 3삼진으로 2실점하며 시즌 7승(3패)째를 따냈다. 평균자책점도 2.82(종전 2.83)로 약간 내려갔다. 초반 위기가 있었지만, 류현진은 특유의 안정감을 과시하며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봉쇄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류현진이 이날 위기의 순간마다 꺼내든 구종이 바로 직구라는 점이다. 그런데 구속은 이전에 비해 크게 빠르지 않았다. 보통 90~92마일 사이를 오갔다. 145~147㎞정도다. 그러나 구속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제구력이다. 류현진은 이 정도의 구속만 가지고도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단 4안타로 막아냈다. 류현진은 올해 샌프란시스코에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2패만을 떠안아 극도로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이날은 자신감있는 직구를 무기로 삼아 샌프란시스코 타자들과의 대결에서 우위를 점했다. 107개의 투구수 가운데 직구가 71개나 됐다.
비결은 역시 직구였다. 1회초 1사 만루에서 펜스와 만난 류현진은 91마일의 직구를 던져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다. 병살타가 될 수도 있었지만, 타구가 느리기 구르는 바람에 아쉽게 펜스가 1루에 공보다 먼저 도착했다. 이 사이 1점을 내줬지만, 그래도 펜스를 깔끔하게 처리하면서 대량실점을 하지 않았다는 게 중요하다. 큰 위기 앞에서 천적과 자신있게 승부를 펼친 점이 인상적이었다.
직구가 통한다는 자신감을 얻은 류현진은 3회 2사 2, 3루에서도 펜스를 만나 이번에는 4연속 직구로 승부했다. 결과는 스탠딩 삼진. 펜스는 스트라이크존에 꽉 차게 들어오는 직구를 그저 바라만 볼 뿐이었다. 이어 류현진은 6회말에도 펜스를 2구만에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는데, 이때 역시 선택한 구종은 직구였다. 구속은 각각 86마일(139㎞)과 89마일(143㎞). 그러나 앞서 말했듯 구속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제구력이다. 펜스를 잡아낸 비결은 여기에 있었다.
앞서 류현진이 펜스에게 허용한 6개의 안타 중 직구를 던져 맞은 것은 5월 5일 경기의 세 번째 타석에서 뿐이었다. 다른 5개의 안타는 각각 체인지업(2개)과 커브(2개), 슬라이더(1개)를 던졌다가 내준 것들이다. 결국 류현진은 앞선 경기에서의 실패를 교훈삼아 펜스 공략법을 찾은 것이다. 더불어 '제구가 잘 된 직구야말로 가장 위력적인 구종'이라는 진리도 새삼 깨달은 것으로 보인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