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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6월 불운이었다.
시즌 절반을 향해 가는 시점. 이런 불운의 페이스가 이어진다면 기대했던 시즌 15승 달성은 힘들어질 공산이 크다. 상대적으로 셸비 밀러(세인트루이스) 등과 펼치고 있는 내셔널리그 신인왕 경쟁에서도 불리할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본격적인 무더위 속 여름 체력테스트가 기다리고 있는 시점.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심리적으로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이다. 야구인들은 입을 모아 "승수 쌓기가 계속 아깝게 실패할 경우 상실감에 피칭밸런스가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다. 그게 바로 투수"라며 우려를 감추지 못한다. '멘탈 갑'인 류현진이지만 그도 사람이다. 수비와 불펜, 타선이 이렇게 긴 침묵을 지킬 경우 페이스가 흐트러지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
다저스는 동점을 허용한 직후인 9회말 1사 1,2루에서 터진 A.J.엘리스의 끝내기 적시타로 4대3으로 승리했다. 팀승리의 기쁨 속에서도 류현진 개인으로선 허탈함을 감출 수 없었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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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2회 1사 후 벤 리비어에게 좌중간 2루타를 허용했지만 후속 루이스와 리를 연속 삼진 처리하고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3회에도 어틀리 벽을 넘지 못했다. 1사 후 어틀리에게 몸쪽 89마일(약 143㎞) 직구를 던졌다가 또 다시 우월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류현진이 1경기에서 홈런 2개를 허용한 것은 지난 4월21일 볼티모어전 이후 시즌 2번째다.
3-2로 앞선 4회 위기를 맞았다. 선두 델몬 영을 볼넷으로 출루시킨 뒤 1사 후 벤 리비어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1,2루. 하지만 또 다시 루이스와 리를 범타로 처리하고 위기에서 탈출했다. 5회에도 2사 후 안타를 맞았지만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어틀리를 상대로는 세번째 맞대결만에 포수 파울플라이로 돌려세웠다. 6회 또 한번 위기를 맞았다. 선두 델몬 영을 다시 선두 타자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하지만 후속 메이베리에게 90마일(145㎞)짜리 패스트볼로 투수 땅볼 병살타를 유도했다. 리비어에게 우익선상 2루타를 허용하며 2차 위기를 맞은 류현진은 루이스를 고의 4구로 거른 뒤 투수 리를 삼진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류현진은 7회 1~3번을 상대로 깔끔하게 삼자 범퇴를 유도하며 마지막 이닝을 마쳤다. 다저스 타선은 4회 무사만루 찬스를 이날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이었던 엘리스의 병살로 무산시키는 등 추가 득점 실패로 큰 부담을 류현진에게 안겼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