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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피한 거 따질때인가. 살고 봐야지."
엄밀히 말하자면 야구의 정석에서 크게 벗어난 것이고, 전문가들이 보기에는 창피스러운 면도 있다.
이준수는 상대 주자가 도루를 시도할 시 2루로 송구를 할 때 원바운드로 던진다.
보통 제대로 된 포수라면 노바운드로 빨랫줄같은 송구를 하는 게 맞다. 하지만 이준수는 변칙을 택했다.
김 수석코치는 "사실 창피스러운 일이지만 포수로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단점을 역이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김 수석코치에 따르면 이준수는 블로킹과 민첩성 등의 면에서는 포수로서 자질을 갖췄다. 하지만 어깨가 약하다는 게 가장 큰 취약점이다.
2루로 송구를 하면 노바운드로 곧장 보내기가 힘들 정도이고 템포가 너무 늦다고 한다. 결국 김 수석코치는 타이머를 가지고 실험까지 해봤단다.
이준수가 노바운드 송구를 할 때는 2초(포수가 포구를 한 뒤 2루 송구가 야수의 글러브에 꽂히는 순간까지 시간)를 넘겼지만 원바운드로 던질 때는 1초08∼1초09대로 한결 빨랐다.
결국 김 수석코치는 조경택 배터리코치와 상의를 한 뒤 아예 원바운드 송구를 이준수의 트레이드마크로 장착하도록 했다.
그래서 이준수는 요즘 바닥에 패대기 치는 것처럼 원바운드 송구를 연마하는 중이다.
조 코치는 "지금은 원바운드와 노바운드 송구에 걸리는 시간이 비슷해졌지만 여전히 정확성에서는 원바운드 송구가 낫다"고 말했다.
보통 포수들의 송구 시간은 2초가 기본이다. 2초보다 빨라지면 웬만한 준족이라도 도루를 시도하기가 어렵다. 이준수는 모양은 좀 떨어지지만 초고속 원바운드 송구에 승부를 걸었다는 게 조 코치의 설명이다.
김 수석코치는 "창피한 걸 따질 때가 아니다. 모로 가도 서울로 가면 된다고, 상대 주자를 잡아 죽이는 게 우선 아니겠냐"며 "팬들도 이준수의 원바운드 송구를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전=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