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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에 단 한번 받을 수 있다는 신인왕 타이틀. 류현진(26·LA 다저스)는 예외다. 잘하면 두번 받을 수도 있다. 숱한 난적들을 물리친다면.
시즌 절반을 향해 가는 시점. 유력한 후보는 있다. 류현진도 그 중 하나다. 기존 경쟁자도 강력하고 벅차다. 그런 가운데 슈퍼 루키들이 하나 둘씩 등장하고 있다.
류현진은 22일 현재(이하 한국 시각) 14경기에서 6승3패, 평균자책점 2.96을 기록하고 있다. 성적은 리그 정상급이다. 다승과 평균자책점이 각각 공동 13위, 탈삼진 19위(79개). 팀 내로 한정하면 더욱 대단하다. 팀 내 다승 1위.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도 5승(5패)이다. 평균자책점도 규정투구 이닝을 채운 투수 중 커쇼에 이어 팀 내 2위다. 류현진은 지난 2001년 스즈키 이치로(40·뉴욕 양키스, 당시 시애틀) 이후 끊긴 아시아 선수 신인왕 후보라는 점이 장점. 하지만 한국 프로야구 출신이란 점에서 순수성이 떨어진다. 현지 기자단 투표에 있어 감표 원인이 될 수 있다.
현 시점에서 타자 중 으뜸 후보는 포수 에반 개티스(27·애틀랜타)다. 타율은 2할5푼2리에 불과하지만 장타력이 돋보인다. 14개의 홈런과 37타점. 4,5월 두달 연속 '이달의 신인'으로 뽑혔다. 강력한 스토리도 있다.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해 야구를 포기한 뒤 주차관리 요원, 식당 종업원 등으로 지내다 2010년에야 야구계에 복귀한 인간승리의 주인공이다. 하지만 그는 팀 내 주전 확보가 우선이다. 주전 포수 브라이언 맥캔(29)이 버티고 있어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오른쪽 사근 통증으로 15일 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다. 홈런 생산이 지난 11일 이후 끊겼다.
또 다른 타자 신인왕 후보는 애리조나 유격수 디디 그레고리우스(23)다. 개티스와 반대 스타일이다. 4홈런 16타점에 불과하지만 2할9푼9리의 타율과 높은 출루율(0.366)을 기록중이다. 그레고리우스의 장점은 개티스와 달리 주전 유격수라는 점. 꾸준한 특수한 포지션을 잘 소화하고 있는데다 팀 성적까지 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어 앞으로 신인왕을 다툴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그레고리우스를 셸비 밀러에 이어 신인왕 2순위 후보로 올려놓았다.
투수 2명, 타자 2명으로 진행되던 판도. 강력한 도전자가 등장했다. '쿠바산 괴물 루키' 야시엘 푸이그(23·LA다저스 외야수)다. 푸이그는 빅리그에 데뷔한지 한달이 채 안됐지만 폭발력 있게 타오르고 있다. 17경기에서 무려 4할5푼5리의 타율. 6홈런, 12타점을 기록중이다. 데뷔 5경기 만에 10타점을 올린 역대 두 번째 선수일만큼 그는 강력한 폭발음을 일으키며 등장했다. 벌써부터 상대 투수에게는 다저스 타선에서 경계대상 1호다. 그에게 빈볼이 날아오고 벤치클리어링이 촉발될 만큼 단숨에 다저스의 간판 타자로 등극했다.
이밖에 이제 막 출발한 뉴욕 메츠 특급 유망주 투수 잭 휠러(1승, 평균자책 0)와 샌디에이고 내야수 제드 조코(0.284, 8홈런, 25타점), 피츠버그 좌완 저스틴 윌슨(5승1패, 2.14)도 절반 이상 남은 시즌을 고려하면 신인왕 판도의 강력한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NL 신인왕 후보 성적(22일 현재)
류현진(LA다저스 투수) 14경기 6승3패 평균자책점 2.96, 79탈삼진
셸비 밀러(세인트루이스 투수) 14경기 8승4패 평균자책점 2.08, 96탈삼진
에반 개티스(애틀랜타 포수) 53경기 타율 0.252, 14홈런, 37타점, OPS 0.894
디디 그레고리우스(애리조나 유격수)49경기 타율 0.299, 4홈런, 16타점, OPS 0.812
야시엘 푸이그(LA다저스 외야수) 17경기 타율 0.455, 6홈런, 12타점, OPS 1.251
잭 휠러(뉴욕 메츠 투수) 1경기 1승 평균자책점 0.00, 7탈삼진
제드 조코(샌디에이고 내야수) 60경기 타율 0.284, 8홈런, 25타점, OPS 8.02
저스틴 윌슨(피츠버그 투수) 27경기 5승1패 평균자책점 2.16, 38탈삼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