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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끈해진 LG타선, 전성기 SK를 닮았다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3-06-24 11:35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2013 프로야구 경기가 23일 대구구장에서 열렸다. 1회초 2사 2루 LG 정성훈이 좌중월 투런포를 치고 들어오자 덕아웃의 이병규가 특유의 세리머니를 하며 환영하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3.06.23/

가공할만한 화력은 아니다.

하지만 꼭 필요한 순간 집중력 있게 터진다. 마치 표적을 조준해 집중 타격하는 폭격기 같은 예리함. LG 타선에 있다. 마치 2000년대 말 SK 타선을 연상케 하는 모습이다.

LG 타선은 장거리포가 수두룩한 타 팀에 비해 화려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홈런을 펑펑 쏘아올리는 거포도 없다. 가공할만한 이름값을 자랑하는 중심타선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G 타선은 필요 득점을 올리는데 탁월한 재능을 보이고 있다. 효율성 높은 타선. 견실한 선발진, 짜임새 있는 불펜과 하모니를 이루면서 1점차 승부에 강한 팀으로 변모했다.

LG는 5월21일 대구 삼성전부터 9연속 위닝 시리즈(6월19,20일 NC전 제외)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이 기간 LG는 1점차 승부에서 7승2패(0.778)로 9개 구단 중 가장 강한 면모를 보였다. 그 직전까지만 해도 LG는 1점 차 승부에서 2승9패(0.182)로 가장 약한 팀이었다. 말 그대로 환골탈태다.

23일 삼성전도 LG타선의 집중력이 빛났다. 왠지 껄끄러운 삼성 좌완 선발 차우찬을 맞은 LG타선은 확실한 노림수로 공략에 나섰다. 차우찬의 슬라이더를 집중 공략해 1회에 4안타로 4득점을 올리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타자들 간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고 있다는 방증. 6회초 추가 득점을 올렸고, 6회말 삼성이 1점을 쫓아오자 8회 2점을 보태 쐐기를 박았다.

LG 타선은 최근 실점 직후 부쩍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점 직후 이닝에 빈번하게 찬스를 만들고 득점을 올리는 빈도가 높아졌다. 실점 후 무기력한 공격력을 보이던 예년 LG 공격력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2000년대 말 전성기였던 SK 타선은 화려한 멤버는 아니었다. 하지만 꼭 필요한 1점을 뽑아내는 조직력과 집중력만큼은 타의추종을 불허했다. 단기전에 유독 강했던 이유 중 하나. 그래서 SK 타선은 수치가 높지 않더라도 상대투수에게 늘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2013년 LG 타선에서 전성기 SK 타선의 힘이 느껴진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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