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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 내한 뒷얘기, 김사율이 가장 보고 싶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3-06-20 15:51


롯데 최고의 외국인 타자였던 호세가 6년 만에 내한한다. 김사율을 가장 보고 싶다고 했다. 스포츠조선 DB

외국인 타자 펠릭스 호세(48)는 강력했다. 타석에선 빈틈이 없는 강타자였다. 총 4시즌 동안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95홈런을 날렸고, 314타점을 쓸어담았다. 2001시즌 역대 한 시즌 최고 출루율인 5할3리를 기록했다. 그뿐이 아니다. 사상 첫 2경기 연속 만루 홈런(1999년 6월 20~21일 사직 한화전)에 사상 첫 한 경기 좌우타석 홈런(1999년 5월 29일 전주 쌍방울전)까지 쳤다. 팬들은 야수 같은 그의 외모와 괴물급 실력에 박수를 보냈다.

호세는 불같은 기질로도 유명세를 탔다. 그는 때론 난폭했다. 좋게 보면 승부욕이 강했고, 나쁘게 보면 욱 하는 성질을 주체하지 못했다. 총 4차례 징계를 받았다. 1999년 10월 20일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7차전 때 대구팬들이 던진 오물을 참지 못하고 방망이를 관중석으로 던져 출전정지와 벌금 징계를 받았다. 2001년 9월 마산 삼성전에선 배영수의 연이은 빈볼에 격분, 1루에서 마운드로 걸어가 배영수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2006년 5월엔 스트라이크 판정에 불만을 갖고 허 운 주심에게 욕설을 해 퇴장을 당했다. 또 그해 8월 인천 SK전에선 사구를 맞고 신승현(현 KIA)과 몸싸움을 벌여 퇴장을 당했다. 일부에선 이걸 두고 '호세의 난'이라고 명명하기까지 했다.

호세는 2007시즌을 끝으로 한국을 떠났다. 하지만 아직도 롯데팬들에게 호세의 추억은 진하게 남아 있다. 그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긴 외국인 선수는 없었다. 지금까지도 호세의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사직구장을 찾는 올드팬들이 있다.

롯데 구단이 공식 후원사인 게임사 넥슨과 함께 호세를 초청했다. 롯데는 올초부터 1999시즌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에 도전했던 레전드들을 한 자리에 초청하려고 준비를 했다. 당시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기여했던 호세를 빠트릴 수 없었다. 호세의 에이전트와 접촉해 수소문 끝에 고향 도미니카공화국에서 개인사업을 하고 있는 그와 연락이 닿았다. 호세는 선수 은퇴 이후 야구와 관련 없는 다른 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관계자에 따르면 호세는 가장 가깝게 지냈던 김사율을 가장 보고 싶다고 했다. 호세가 26일 사직 NC전에 맞춰 열리는 '응답하라 1999' 챔피언스데이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21일 입국한다. 팬사인회(22일) 아마야구지도(23~24일) 등 다양한 행사에 참석한 후 28일 출국한다.

김사율과는 22일 상동구장에서 만날 예정이다. 1999년 김사율은 고졸 신인으로 롯데에 입단했다. 호세 역시 롯데에서 첫 해였다. 호세는 원정에서 독방을 썼는데 김사율이 가장 자주 놀러왔다. 김사율은 막내라 기라성 같은 토종 선배들이 어려웠다. 대신 호세는 나이는 많았지만 친구이자 야구 멘토가 돼주었다. 호세는 김사율에게 자주 잔 심부름을 시켰다. 대신 호세는 김사율에게 밥을 자주 샀다. 김사율은 "호세를 빨리 만나고 싶다. 호세는 난폭한 이미지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둘이 있으면 귀엽고 매우 유머러스한 친구였다"면서 "승부욕이 무척 강해서 우리 팀이 분위기가 가라앉을 때는 주도적으로 나섰다"고 말했다. 김사율은 당시 주장이었던 박정태의 독특한 타격폼을 흉내내 호세를 웃게 만든 적이 있다. 그걸 잊지 못했던 호세는 훈련 전 롯데 선수단 전원 앞에서 김사율에게 박정태 타격폼을 해보라고 시킨 적도 있었다. 막내 김사율은 그날 이후 선배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게 됐다. 호세는 당시 김응국(현 롯데 코치) 박정태(롯데 전 코치) 김민재(두산 코치) 등과도 잘 어울렸다.

요즘 국내야구에선 호세 같은 외국인 타자를 볼 수가 없다. 9개팀들이 전부 외국인 선수 한도(2명, NC만 3명)를 투수로 채우고 있다. 2012시즌부터 외국인 투수 일색이다. 다수의 팬들이 호세나 타이론 우즈(두산) 같은 국내야구를 뒤흔들었던 외국인 거포를 보고 싶어하지만 팀들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타자 보다 10승 이상을 올릴 투수가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또 호세나 우즈 같은 강타자들을 예전 보다 구하기도 어렵고 모셔오기 위해서 거액의 자금이 필요해 어렵다고 말한다.

롯데는 호세의 이번 방한이 사직 구장 흥행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롯데는 이번 시즌 29번 홈 경기를 했지만 단 한번도 매진(2만8000석)이 되지 않았다. 호세가 사직구장 마운드에 오르고 1999시즌의 레전드들이 총출동하는 26일 넥센전은 입장권도 할인해준다. 예매시 1,3루 지정석(평소 1만~1만2000원)과 외야 자유석(7000원)을 1999원에 팔고 있다.

롯데가 6년 만에 돌아온 호세 효과를 볼 수 있을까.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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