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연속 끝내기승부에 이은 스윕 양팀 감독은?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3-06-09 17:05 | 최종수정 2013-06-10 06:39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2013프로야구 경기가 7일 대구 시민운동장에서 열렸다. 두산 김진욱 감독과 삼성 류중일 감독이 경기전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두산과 삼성은 LG와 넥센을 상대로 2연패를 당한후 대구에서 만났다.
대구=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06.07/



이번 주말 삼성-두산전이 펼쳐진 대구에서는 끝내기 승부가 화제였다.

삼성이 7, 8일 이틀 연속으로 끝내기 승리를 거둔 것이다. 그것도 2경기 모두 끝내기 홈런이 나왔다.

특히 끝내기 홈런을 이틀 연속 허용한 두산 마무리 홍상삼은 국내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의 불명예 투수로 기록됐다.

한 시즌을 통틀어 1∼2번 하기도 힘들다는 끝내기 승리를 삼성이 연이어 건졌으니 화제가 될 만도 했다.

살얼음판같은 끝내기 승부에서 희비가 엇갈린 양팀 감독은 9일 대구구장에서 다시 만났다. 두 감독은 서로 다소 대조적인 시각으로 끝내기 승-패를 받아들였다.

이날 경기를 시작하기 전 삼성 류중일 감독은 "아무래도 끝내기승을 하면 힘이 더 솟는다"고 했고, 두산 김진욱 감독은 "웃으면서 상경해야겠다"며 설욕을 다짐하며 기싸움을 했다.

결국 힘이 더 솟은 삼성이 이날 4대2로 정규이닝 승리를 만들어내며 두산전 스윕을 달성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 "폭탄주 2잔 더 마신다"


류중일 감독은 일단 끝내기 승리를 거둔 입장이기 때문에 흡족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끝내기 패배를 당하는 입장에 대한 위로도 빼놓지 않았다. 그도 그럴것인 삼성은 지난해 끝내기 패배를 4차례 당하는 대신 좀처럼 끝내기 승리를 거두지 못해 가슴을 졸였던 기억이 있다. 류 감독은 끝내기 승리와 큰 점수 차로 대패했을 때를 비교하며 감독의 심정을 설명했다. 끝내기 패배로 인한 충격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류 감독은 "대패하는 경기라면 일찌감치 마음을 비우고 수건을 던지게 된다(권투경기에서 항복을 인정할 때 수건던지는 행위를 의미). 그러면 다음 경기에 대비해 선수기용을 아끼게 되고 패배를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준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끝내기 승부는 마지막 순간까지 승리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전력에 쏟게 되는데 결국 패하고 나면 그 허탈감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류 감독은 "결국 그렇게 되면 경기 끝나고 아쉬움을 곱씹으며 폭탄주 2잔 정도는 더 마시게 된다"면서 "끝내기로 승리하더라도 기분좋다고 폭탄주 더 마시게 되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날 올시즌 5번째 스윕을 달성하며 기분좋게 4일휴식에 들어간 류 감독의 경기 종료 후 표정은 폭탄주 3잔은 마실 기세였다.

두산 김진욱 감독 "홍상삼 멘탈이 강하다"

김진욱 감독은 끝내기 패배에 대해 굳이 개념치 않으려는 모습이었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여러가지 상황을 맞이할 수 있는데 일일이 신경쓰고 미련을 남겨둬서 좋은 경우를 보지 못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김 감독은 선수시절 자신의 아픈 기억도 '쿨'하게 털어놨다. "나도 25∼26세 젊은 나이때 끝내기 폭투를 2번이나 기록한 적이 있다." 김 감독은 그 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끝내기 패배 자체를 가지고 자꾸 아쉬워하면 다음 경기에 지장을 받게 된다. 포수의 사인과 정반대로 던진 폭투가 왜 나왔는지 개선점을 찾으려고 주력하면서 마음을 다스렸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끝내기의 희생양인 홍상삼에 대해서도 "멘탈이 강한 친구이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2군 투수코치 시절부터 홍상삼이 입단 이후 지금까지 줄곧 지켜봤다. 김 감독은 "홍상삼은 특이한 스타일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산만하고 경기 중에 딴짓을 하는 것 같아도 가장 먼저 '콜'사인을 외쳐주는 등 드러나지 않는 집중력이 무척 강하다"면서 "연습피칭때 죽을 쑤다가도 마운드에 섰다 하면 집중해서 던지는 게 전형적인 마무리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감독은 "홍상삼에게 마무리를 시킨 이유가 다 있다. 그만큼 자신의 공에 대한 자신감이 높고,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강인함이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애써 태연하고 싶었던 김 감독은 끝내기 패배보다 싹쓸이 패배가 더 씁쓸한 표정이었다.
대구=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