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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놀이기구인 시소를 타는 듯 하다. 한 쪽이 올라가면 다른 쪽은 꼭 내려가는 시소처럼, KIA 마운드의 상태가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자칫 KIA가 다시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도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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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지난해까지의 KIA는 '강한 선발-약한 불펜'의 특징을 보여왔다. 그래서 선동열 감독은 불펜을 강화하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스프링캠프 내내 고심해왔다. 일단 그 기초작업으로 외국인 투수 앤서니를 고정 마무리로 세웠다. 그리고는 지난해 가능성을 보인 박지훈과 베테랑 최향남, 유동훈, 좌완 진해수와 박경태 등으로 기본적인 필승불펜의 뼈대를 갖췄다.
이 방법은 매우 좋은 효과를 낸 듯 했다. 송은범과 신승현은 단박에 필승조로 자리잡으면서 안정감을 보였다. 더불어 이들로 인해 다른 불펜투수들, 이를테면 박경태나 유동훈도 함께 안정화되는 시너지 효과도 나타났다.
그런데, 이렇게 불펜을 안정시키니 곧바로 선발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기껏 펑크난 한쪽 바퀴를 갈았더니 다른 쪽 바퀴에서 바람이 새는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5월 이후 KIA가 하락세를 겪은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선발진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가장 안 좋을 때는 선발과 불펜이 동시에 몰락하기도 했다.
최근 KIA는 주말 넥센과의 3연전에서 2승1패로 위닝시리즈를 달성하며 다시 도약의 계기를 마련했다. 그러나 이 3연전에서도 여전히 선발과 불펜의 불협화음은 계속되고 있다. 7일 경기에서는 선발 윤석민이 5이닝 만에 5실점으로 무너졌다. 8일에도 선발 양현종이 5⅓이닝 동안 4점이나 내줬지만, 그나마 타선이 모처럼 대폭발해 역전승을 거뒀다. 이 경기에서는 불펜도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9일 넥센전에는 선발 김진우가 모처럼 호투했다. 7⅓이닝 2실점을 했는데, 이번에는 불펜이 흔들렸다. 필승조인 신승현과 송은범이 얻어맞아서 자칫 전세가 뒤집힐 뻔했다. 김진우도 원래는 1실점만 하고 내려갔지만, 후속 불펜이 승계주자의 득점을 허용하며 자책점이 늘어난 것이다. 결국 KIA가 지금보다 더 경쟁력을 갖추고 선두권에 재진입하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선발과 불펜의 불협화음 현상이 우선적으로 개선돼야 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