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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박자를 내던 톱니바퀴가 제대로 맞물린 느낌이다. 프로야구 LG가 모처럼 '신바람'을 제대로 내고 있다.
이 기간의 LG 기록을 살펴보면 '투타 조화'가 어떤 식으로 이뤄졌는지 알 수있다. LG는 5월 19일 잠실 KIA전부터 좋은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당시 류제국이 한국 무대 첫 선발로 나와 선발승을 따낸 것이 시초였다. 이후 LG 선발진은 11경기에서 거둔 8승 중에서 5승을 책임졌다. 선발진 평균자책점도 3.53으로 9개 구단 중 세 번째로 좋았다.
구원진도 튼튼했다. 이 시기 LG 불펜의 평균자책점은 놀랍게도 1.57이었다. 독보적인 1위 기록이다. 3승을 합작했고, 8홀드와 4세이브를 따냈다. 한 마디로 마운드가 막강했다는 것이다.
상승세를 타기 전, 그러니까 마지막 4연패를 당했던 5월 18일까지 LG의 팀타율은 2할7푼5리였다. 전체 4위에 해당하는 괜찮은 수치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보면 '속 빈 강정'이라는 게 드러난다. 이 기간 LG의 팀 득점은 고작 143점 밖에 안됐다. 전체 7위다. 타점 역시 131개로 8위였다. 팀 홈런수는 10개로 간신히 두 자릿수를 채웠다. 순위는 역시 7위다. 결정적인 순간에 점수를 뽑아주지 못했다는 소리다. 더불어 실책도 27개나 저지르며 스스로 무너졌다. 이 또한 7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렇듯 야수진에서 전방위적으로 빈틈이 생긴 탓에 아무리 마운드가 적은 점수를 허용해도 이기기 어려웠다. 그러던 LG가 갑자기 달라진 것이다.
5월 19일부터 31일까지의 야수진 기록을 보자. 이 사이 치른 11경기에서 LG 팀타율은 무려 2할9푼3리로 3할에 육박했다. 전체 3위를 마크했다. 앞서와는 달리 이번에는 내용도 탄탄하다. 팀 득점은 55점으로 전체 2위이고, 팀 타점은 53개로 NC와 함께 공동 1위다. 타선의 집중력이 엄청나게 좋아진 덕분이다. 홈런도 6개로 공동 2위 수준이다. 공격에서 집중력이 좋아지다보니 수비에서의 실책도 현저하게 줄었다. 이 기간에 LG 야수진이 저지른 실책은 겨우 5개 밖에 안된다. 전체 4위로 괜찮은 수준이다.
어떤 팀이든 시즌을 치르는 과정에서 상승과 하락을 번갈아 경험한다. 관건은 상승세를 얼마나 길게 지속하고, 하락세는 되도록 짧게 줄이느냐에 달려있다. 상승세를 길게 끌고가려면 어느 특정 선수에 기대지 않고, 전체 선수들이 고루 잘해야 한다. 지금의 LG는 바로 이런 '장기 상승세'의 분위기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매 경기 새로운 스타가 탄생하는데다 이진영 등 부상자도 복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분위기라면 금세 중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을 듯 하다. LG가 과연 이런 상승세를 얼마나 이어갈 지 기대된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