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물벼락 세리머니 파장의 주변 시선은?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3-05-29 10:20


위닝시리즈를 위한 결전 LG와 SK의 경기가 26일 잠실에서 펼쳐 졌다. LG와 SK는 0대0의 팽팽한 접전중 9회 터진 정의윤의 극적인 끝내기 안타로 1대0 승리를 거뒀다. 정의윤이 수훈선수 인터뷰를 하는 동안 임찬규가 물세례를 퍼붓고 있다.
잠실=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2013.05.26/



LG 임찬규의 '물벼락 세리머니' 파문은 방송사( KBS N 스포츠)와 선수-구단 양측이 사과를 하면서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프로야구계에서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임찬규가 아나운서에게 물을 퍼부은 사건으로만 그치지 않고 이를 두고 또다른 말들이 오가면서 논란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이 사건을 바라보는 야구팬들의 의견은 그동안 게시판과 댓글을 통한 인터넷 공간에서 드러났듯이 분분하다.

그렇다면 야구인들의 시선은 어떨까. 활달하기로 소문난 SK의 정근우는 "물벼락 사건에 포함된 양쪽 당사자끼리 사과를 주고 받으며 조용히 끝낼 수 있는 사안이 너무 확대된 것 같다"며 사건의 본질이 너무 비화된 것에 대해 안타깝다는 반응이었다.

이어 정근우는 "보통 선수들끼리 기분좋은 승리를 거두다 보면 장난으로 곱게 봐줄 수 있는데, 이번 사건의 경우 아나운서가 다소 강도가 세게 물벼락을 맞은 것같다"며 대신 미안하다는 뜻도 전했다.

지난 26일 임찬규의 물벼락 세리머니 현장에서 아쉬운 패배를 겪었던 상대팀이 SK였다. 공교롭게도 LG에 짜릿한 승리를 안겨준 SK 이만수 감독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이 감독은 "커다란 파도가 치고 있는 것 같은데, 프로야구 전체의 인기 유지와 더이상의 파문 확산을 막기 위해서라도 파도가 속히 잔잔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거센 파도가 빨리 지나쳐 안정을 되찾기를 바라는 것이다. 더불어 이 감독은 "어찌보면 이 사건의 책임이 나에게도 있다. 이게 다 나의 불찰"이라고 반성했다.


SK가 LG에 짜릿한 승리를 안겨주지 않았더라면 물벼락 사건같은 것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미인 것이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물벼락이 다소 과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야구선수에 대한 모독성 발언에 대해서는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류 감독은 지난 4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각 구단에 보낸 공문을 떠올렸다. 물을 퍼붓거나 케이크를 바르는 등의 과도한 세리머니는 안전사고 위험도 있으니 자제하자는 내용이었다.

류 감독은 "삼성 선수들의 경우 KBO의 협조요청 공문을 받고 철저하게 교육시켰기 때문에 과도한 세리머니를 하지 않기로 의견을 맞춘 상태"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물벼락 세리머니 논란에서 파생된 모 기자의 야구선수 모독성 발언은 짚고 넘어갔다.

류 감독은 "어떻게 각자의 전문분야 다양성을 인정하지 못하는가. 우리같은 야구인들은 영어같은 공부를 포기한 대신 야구라는 운동을 선택한 것이다. 비록 공부는 많이 못했지만 야구선수로서 자부심을 갖고 살아갈 수 있다는 점은 존중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더불어 류 감독은 "공부를 열심히 해서 성공한 분들은 야구까지 잘하는 게 아니지 않느냐. 누가 자신에게 야구를 못한다고 비꼬면 기분좋겠느냐.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