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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야구열기 "이정도는 보통 아이가"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3-05-18 21:40 | 최종수정 2013-05-19 07:49




17일 NC-삼성전을 불과 10분 앞둔 시간 마산구장 앞에서 입장을 기다리는 창원 팬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창원=최만식 기자



부산과 이웃동네 창원이 극과 극이다.

올시즌 전통적으로 강했던 부산발 야구열풍이 주춤하다.

하지만 NC의 창단 과정에서부터 미묘한 감정대립을 했던 옆동네 창원은 후끈 달아올랐다.

신생팀 NC의 연고지 창원이 야구 흥행의 새로운 발원지로 발돋움하고 있다.

새로운 '구도(야구도시)'의 탄생 가능성을 보여준 것은 이번 주말 황금연휴였다.

NC와 삼성의 주말 연전이 벌어진 마산구장은 지난 17, 18일 이틀 연속 만원관중(1만4164명)을 기록했다.

올시즌 들어 이전까지 연속 만원관중을 기록한 곳은 광주, 잠실(이상 2회), 목동구장(1회) 등 3곳밖에 없었다.

황금연휴 첫 날인 17일은 석가탄신일인 데다, 날씨도 무척 쾌청해 이날 프로야구가 열린 4개 구장은 올시즌 처음으로 전구장 매진을 달성했다.


이같은 야구 흥행 열기에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한 마산구장은 18일에도 '이변'을 연출한 것이다.

NC 구단도 깜짝 놀랄 정도였다. "17일 경기만 하더라도 사실 기대하지 않았던 만원관중이었다. 그런 우리가 18일 경기까지 꽉 채울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는 게 최 현 홍보팀장의 솔직한 심정이다.

NC는 이번에 시즌 개막전을 포함해 올시즌 세 번째로 만원관중을 기록했다. 지역 라이벌인 롯데가 올시즌 지금까지 만원관중을 한 번도 기록하지 못한 것에 비하면, 신생팀이라는 특성을 감안하면 눈부신 성과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NC가 초대장을 마구 뿌리는 등 관중 동원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것도 아니다. 창원 지역 팬들이 알아서 찾아준 것이다.

이 지역 야구팬들의 열기는 마산구장 현장에서 여실하게 나타났다. 17일의 경우 마산구장 앞 광장에는 입장을 기다리는 시민들의 행렬이 수백m 가량 길게 이어지며 인산인해 장사진을 연출했다.

경기 시작 시간인 오후 5시가 훌쩍 지나서까지 외야석으로 입장하는 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종합운동장과 회원구청이 함께 들어선 마산구장 주변의 광활한 주차장은 일찌감치 만차가 됐고, 관계당국의 양해 아래 마산구장을 둘러싼 도로 갓길은 임시 주차장으로 변했다.

모범택시 자원봉사자와 경찰 수십명이 투입돼 주변 교통을 정리하느라 땀을 뻘뻘 흘려야 했다. 그런데도 창원 팬들의 발길은 좀처럼 끊길 줄 몰랐다.

18일에도 같은 현상이 벌어졌다. 전날 8000여장이 예매된 것과 마찬가지로 이날도 8000장이 일찍 팔려나갔다.

전날 구름관중을 미처 예상치 못해 경기 시작 이후에도 입장시키느라 혼쭐이 났던 NC 구단은 이날 1시간 일찍(오후 2시) 현장 판매를 시작할 정도였다.

NC는 18일 현재까지 통틀어 평균 관중 순위로 보면 여전히 최하위다. 그런 NC가 최근 흥행 대박팀으로 떠오른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날로 좋아지는 경기력과 성적 때문이다. 특히 지난 12일 두산전 17대5 대승을 시작으로 롯데와의 3연전까지 3승1무의 상승세를 보인 게 도화선이었다.

작년까지 롯데를 응원하다가 NC를 향해 고맙게 변심을 해준 팬들에게 너무 감사했을까.

NC는 17일 막강 삼성을 상대로 1대2로 패하고도 "잘했다"는 칭찬을 들은 뒤 18일에도 연장 12회까지 가는 혈투를 펼치며 "재미없다"는 소리를 듣지는 않았다.

NC 구단은 "창원 시민들이 요즘 야구 얘기만 한다던데. 얘기로만 그치지 않고 경기장 발걸음으로 이어지는 게 이렇게 빨라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창원=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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