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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원섭, 외야라인의 새로운 대안 되나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3-05-19 11:35 | 최종수정 2013-05-19 11:35


18일 잠실야구장에서 프로야구 LG와 KIA의 주말 3연전 두 번째 경기가 열렸다. 1회초 1사2루에서 KIA 김원섭이 1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있다.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5.18

또 다시 이가 빠진 호랑이 군단이 새로운 어금니를 얻게 될까.

최근 부진에 빠진 KIA가 LG와의 주말 3연전에서 먼저 2연승을 거두며 다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KIA는 17~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2연전에서 3대2, 3대1의 근소한 점수차 승리를 거뒀다. 그 덕분에 앞서 열린 8경기에서 1승7패로 휘청였던 팀 분위기가 다소 수습된 형국이다.

특히 2연승의 와중에서 새롭게 주전 외야수로 기용되고 있는 베테랑 김원섭(35)의 활약이 조금씩 늘어가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는 단순히 한 선수가 잘하고 있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바로 부상자들이 속출한 외야 라인에 김원섭이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매김해나가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올해 KIA는 외야라인의 변동이 심했다. 시즌 개막 때 1군 외야 엔트리에는 이용규 김주찬 나지완 김상현 김원섭 신종길이 있었다. 모두 주전급 실력을 갖춘 인물들이다. 선 감독은 고심끝에 개막전에서는 김주찬-이용규-김원섭을 주전외야 라인에 포진시킨 뒤 나지완은 지명타자, 그리고 신종길과 김상현은 백업요원으로 대기시켰다. 이런 구도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듯 했다.

그러나 시즌 개막 직후 변수가 발생했다. 김주찬이 4월 3일 대전 한화전에서 왼손목 골절상으로 이탈하게 된 것. 엄청난 악재였지만, 이는 또 다른 기회로 이어졌다. 김주찬을 대신해 주전 자리를 맡은 신종길이 맹활약하기 시작한 것. 신종길은 주전 자리를 꿰찬 뒤 매서운 공격력과 안정적인 수비로 팀에 기여했다. KIA가 4월 중순부터 5월초까지 한 동안 단독 1위를 유지할 수 있던 비결이다.

그러던 KIA가 새로운 시련을 만나게 됐다. '김주찬의 대안'을 뛰어넘어 자신만의 확고한 입지를 만들었던 신종길마저 부상으로 빠지게 된 것이다. 신종길은 지난 15일 광주 SK전에서 주루 도중 왼쪽 허벅지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복귀까지 3주 정도가 걸린다는 판정을 받았다. KIA 외야라인에 또 부상자가 나타나고 말았다.

선 감독은 다시 고민에 빠졌다. 김주찬도 6월은 돼야 돌아오는 상황에 트레이드로 김상현을 SK에 떠나보낸 데다 신종길마저 다치면서 외야 자원이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 선 감독은 이준호와 최훈락을 1군에 콜업했지만, 이들은 주전이 되기에는 아직 기량이 부족하다. 그래서 신종길의 빈자리를 대체할 적임자는 김원섭 밖에 없었다.

수비력에 있어서는 이용규 김주찬과 함께 가장 돋보이는 선수가 바로 김원섭이다. 문제는 김주찬이나 신종길만큼의 공격력을 보여줄 수 있느냐였다. 김원섭은 신종길이 주전자리를 맡은 뒤 백업으로 뛰면서 타율이 1할대에 머물러 있었다.


그런데 신종길이 빠진 뒤 주전 자리를 맡게되면서 공격력도 살아나는 조짐을 보인다. 신종길이 빠진 16일 이후 치른 3경기에서 김원섭은 타율 3할(10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특히 18일 잠실 LG전에서는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는데, 1회 선제 결승타까지 때려냈다. 올해 세 번째 나온 김원섭의 멀티히트 경기였다.

초반 백업으로 불규칙하게 나서며 타격감이 흔들렸지만, 주전자리를 맡은 뒤에는 서서히 안정감을 되찾고 있는 모습이다. 사실 김원섭은 장타력이 떨어지긴 해도 정확성은 있는 타자다. 2006년 규정타석을 채우진 못했으나 94경기에서 3할3푼7리(181타수 61안타)를 기록했고, 2008~2009년에는 2년 연속 3할을 달성했다. 지난해에도 120경기에 나와 타율 3할3리(386타수 117안타)로 타격 10위를 기록했던 선수다.

그래서 선 감독은 김원섭에 대한 믿음이 확실하다. 수비력이 안정돼 있고, 좌타자인데다 정확성과 주루센스까지 있기 때문.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김원섭은 다시 본연의 실력을 되찾아가고 있다. 때문에 부상자가 속출했던 KIA 외야라인에 김원섭의 존재감이 점차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 같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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