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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감독, 이재학을 완투시킨 깊은 뜻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3-05-18 16:43 | 최종수정 2013-05-18 16:43


1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NC와 LG의 경기가 열렸다. 5회말 2사 2,3루서 LG 오지환을 내야 땅볼 처리한 NC 선발투수 이재학이 웃으며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4.11.



"직접 겪어보는 것만큼 소중한 게 어디있겠나."

NC 선발자원 이재학(23)은 17일 창원 삼성전에서 완투를 했다.

1대2로 패해 완투패를 기록했지만 끝까지 만족스러운 피칭을 했다.

승부처였던 9회초 1사 후 만루의 위기를 초래했다가 희생플라이로 결승점을 내주는 상황에서도 NC 김경문 감독은 이재학을 끝까지 믿었다.

이재학이 볼넷에 이어 안타를 허용하면서 막판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을 때 구원병을 투입하고 싶은 유혹을 느꼈을테지만 김 감독은 꾹 참았다.

김 감독 나름대로 깊은 뜻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18일 경기를 앞두고 이재학에게 1군경기 생애 첫 완투 기회를 제공한 이유를 설명했다.

팀의 에이스로 키우고 있는 이재학에게 경험을 일깨우고 싶었다는 게 김 감독의 설명이다.


김 감독은 "승리를 했다면 좋았겠지만 패전을 했어도 완투를 했다는 경험 자체가 이재학같은 선수에게 필요하다"면서 "경험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어떤 상황이든 직접 겪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경험을 통해 스스로 이겨가는 방법을 터득해 나갈 때 비로소 팀도 강해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김 감독이 패배를 해도 좋다는 생각에 이재학을 고집한 것은 아니었다.

NC의 중간계투 자원을 생각해 볼 때 9회 1-1 동점, 1사 만루에서 다른 투수를 투입하는 것이 오히려 큰 부담으로 작용해 역효과가 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어제 이재학은 올시즌 들어 최고의 컨디션을 보여줬다. 끝까지 책임지게 하면 승리로 마무리할 것이라고 믿었다"면서 "하지만 어쩌겠나. 다른 긍정요소를 떠올리며 위안을 삼아야지. 그렇지 않으면 밤이 너무 길어진다"며 미소를 지었다.
창원=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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