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일주일 전 KIA-SK가 단행한 깜짝 트레이드. 외부에서는 벌써 손익 계산이 한창이다.
반면, KIA로 이적한 송은범은 주춤했다. KIA 데뷔전인 8일 롯데전에서 1⅓이닝 동안 볼넷 1개만을 허용하며 무안타 무실점으로 선방했다. 탈삼진 3개로 새로운 홈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12일 포항 삼성전이 재앙이었다. ⅓이닝 동안 6타자에게 무려 5피안타를 허용하며 속절 없이 무너졌다. 1-4 리드를 지키지 못했고 팀은 5연패에 빠졌다. 이적 후 첫 시련. 아픈 결과였다. 이득이라 생각했던 송은범의 실패. 많은 화제를 만들어냈다.
빅 트레이드에 어김 없이 따라 오는 손익 계산 방식. 문제는 없는걸까. 우선 이번 사안은 아직 비교 조건이 성립되지 않는다. 단지 이 일주일 활약을 근거로 '김상현 >송은범' 공식을 일반화할 수 있을까. 더 중요한 사실은 비교가 몰고 올 선수의 부담, 감독의 부담, 구단의 부담이다. 트레이드는 필요에 따른 행위다. 긍정의 단어다. 약점을 메우기 위한 노력의 일환. 구단마다 아킬레스건이 제 각각이니 필요한 선수가 모두 다르다. 다소 여유 있는 포지션 플레이어를 활용해 구멍을 잘 메웠다면 성공한 트레이드다. 하지만 당사자 간 성급하고 무리한 비교는 트레이드를 힘들게 만드는 으뜸 요소다. 향후 트레이드를 막는 주범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트레이드는 양 구단 관계자들의 결단이다. 성공과 실패라는 결과가 따른다. 이는 마치 벤치에서 내리는 작전과 같다. 반드시 성공하리란 보장은 물론 없다. 설익은 결과론으로 외부에서 미주알 고주알 평가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당사자는 그야말로 손 놓고 방관자가 되는 수 밖에 없다. 선수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상현은 트레이드 소식을 들은 직후 "팀을 옮긴 뒤 성적이 나지 않으면 엄청난 비난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이적에 따른 스트레스를 표현했다. 자신의 플레이 하나 하나에 화제가 집중되는데다 지속적으로 맞트레이드 상대 선수와 비교 꼬리표가 늘 따라다닌다. '비교'는 야구 선수 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요소다. 적절한 관심이야 자극제가 될 수도 있지만 과한 비교는 선수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경기력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