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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기태 감독과 넥센 염경엽 감독은 광주일고 동기생. 야구장 밖 사석에서는 절친한 친구 사이다.
진짜 아쉬운 사람은 따로 있었다. 넥센 신인 투수 조상우(19)였다. 딸의 출산 휴가 차 엔트리에서 빠진 나이트 대신 얻은 땜방 선발 기회가 비로 쓸려가고 말았다. 조상우는 11일 목동구장에서 열리는 SK전 선발 내정자였다. 9일 염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불펜 피칭까지 마쳤다. 경기 전 염 감독은 조상우 이야기를 했다. "2군 경기에서 좋은 공을 던진다고 해서 불렀다. 물론 큰 기대는 없다. 팀과 동료들이 많은 부분이 부족한 조상우에게 기회를 주는거다. 그날 긁혀서 성장의 기회를 얻는다면 좋은 일이지만…."
하지만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9일 LG전은 취소 결정. 자연스레 밴 헤켄-김병현의 등판일이 하루씩 밀리며 조상우 선발 자리가 없어져 버렸다. 프로 데뷔 첫 등판이자 첫 선발 등판 기회. 그는 "첫 1군 등판이라 설레고 떨린다. 비가 꼭 그쳤으면 좋겠다"고 천진난만하게 이야기 했던 터. 하지만 하늘은 무심했다. 이강철 수석코치로부터 취소 소식을 전해 들은 염경엽 감독의 첫 마디는 "상우는 어쩌냐"였다.
잠실=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