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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11'을 노리는 KIA의 약점을 흔히 '불펜'이라고 말한다. 강한 선발진에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는 타선까지. 다른 팀보다 많은 것을 갖췄지만, 한 가지 아쉬운 게 허리다. 기록으로 살펴보는 KIA의 아킬레스건, 불펜진의 현주소는 어떨까.
29일 현재 KIA는 13승1무6패로 두산과 공동선두를 달리고 있다. 시즌 개막 후 6번째 경기였던 지난 5일 롯데전 승리 이후 1위 자리에 올랐고, 이후 홈에서 두산에 패한 11일 하루를 제외하고 줄곧 1위 자리를 지켜왔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넥센(3.05) SK(3.30)에 이어 3위다. 삼성보단 KIA가 패배도 적고, 평균자책점에서 앞서고 있다. KIA의 강력한 '선발 야구'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기록이다.
반면 중간계투진으로 넘어가면 순위가 뚝 떨어진다. KIA 구원투수진 성적은 2승3패 7세이브 14홀드 평균자책점 5.33. 평균자책점에서 나타나듯, 불펜진이 내주는 점수가 많다. 넥센(7.59) 한화(5.36)에 이어 뒤에서 세번째다. 넥센과 KIA는 마찬가지로 선발과 구원진 간의 불균형이 극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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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이닝별 실점과 피안타율에서 똑같이 드러난다. KIA는 경기 초반으로 볼 수 있는 1회부터 3회까지 평균자책점 4.35에 피안타율 2할6푼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세번째로, 피안타율은 네번째로 높았다. 타선이 터져주면서 쉽게 경기를 풀어가곤 있지만, 선발진의 초반 출발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반면 경기 중반으로 볼 수 있는 4회부터 6회까지는 가장 안정적이었다. 팀 평균자책점이 2.70으로 가장 낮았다. KIA 선발투수들의 이닝 소화력은 뛰어난 편이다. 선발투수의 기준점이라 할 수 있는 6이닝 투구를 채우는 경우가 많다. 선발투수가 힘이 떨어져도, 끝까지 자신의 맡은 바 책임을 다 했다고 볼 수 있다.
경기 막판, KIA는 다시 한 번 고전했다. 7회부터 9회까지 평균자책점은 무려 6.00. 넥센(7.26)에 이어 두번째로 높다. 여기에 피안타율은 3할2푼9리로 9개 구단 중 가장 좋지 않다. 필승조와 마무리가 좋지 않다는 증거다.
이는 블론세이브에서도 나타난다. KIA는 총 다섯 차례나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롯데(6블론세이브)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마무리 앤서니가 두 차례, 필승조인 진해수 박경태 박지훈이 한 차례씩 범했다. 정대현과 김사율이 두 차례씩 범한 롯데 만큼이나 팀에는 치명상이었다.
7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KIA의 승률은 13승2패로 8할6푼7리다. 역전패가 두 차례 있었다. 승률이 높아 보이지만, 이는 6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다른 팀만큼 뒷문 단속을 하지 못했다는 말이다. 5회까지 앞선 경기 기준으로는 10승1패. 역전패가 총 3패로 두산, 넥센과 함께 삼성(2패)에 이어 두번째로 적었지만, 현 성적에 비춰보면 다소 아쉬운 수치다.
KIA는 지난 28일 불펜진 체질 개선에 나섰다. 시즌 초부터 필승조를 맡아온 최향남과 박준표를 2군으로 내리고, 대졸 2년차 박지훈과 고졸 3년차 한승혁을 1군으로 불러 올렸다. 최향남과 박준표 모두 선전했지만, 최근 들어 부쩍 구위가 떨어진 모습이었다. 팔꿈치 상태가 안 좋았던 최향남은 아예 재활군으로 내려갔다. 과연 두 '젊은 피'들이 불펜진의 갈증을 해소할 수 있을까. KIA의 약점을 보여준 각종 지표들이 어떻게 변화할 지 주목된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