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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면서 폭발한다. '불안요소'였던 이범호까지 터지기 시작했다.
김상현의 부활도 반갑다. 사실 올시즌 두터워진 외야진 속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벤치를 지키는 날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주전 자릴 꿰차더니 21일 인천 SK전서 마수걸이 홈런을 때려내는 등 방망이 예열을 시작했다. 24일 경기서는 6타수 3안타로 좋은 타격감을 보이기도 했다.
L-C-K포 중 가장 늦게 호랑이군단의 일원이 된 이범호는 사실 가장 큰 '위험요소'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 내내 이범호를 괴롭힌 건 햄스트링 부상이 문제다. 언제 다시 터질지 모르는 부위다. 김용달 타격코치는 잘 나가는 KIA 타선의 불안요소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이범호의 이름을 꺼냈다.
김 코치의 말대로 다른 부분은 걱정할 게 없다. 이범호의 페이스는 초반부터 나쁘지 않았다. 4일 간의 휴식 이후 지난 16일 LG전부터 더욱 가파른 상승세다. 19일 SK전을 제외하곤, 매경기 안타를 때려냈다. 또한 21일 4타수 2안타 3타점, 24일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방망이가 불타오르고 있다. 두 경기 연속 홈런포를 날렸다.
지난해 이범호는 고작 42경기 출전에 그쳤다. 올시즌을 앞두고 연봉도 6000만원 삭감됐다. 자존심이 상할 만 했다. 더욱 이를 악물었다.
이범호는 스프링캠프 때 다른 선수들보다 빠른 페이스를 보였다. 의욕적으로 전지훈련에 나선 결과였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된 2차 전지훈련 때 이미 실전에 투입될 몸을 만들어놓을 정도였다.
현재 이범호가 호쾌한 타격을 뽐낼 수 있는 건 하체 덕분이다. 아이러니컬하게 지난해 이범호를 괴롭혔던 부위다. 그만큼 하체 보강훈련에 매진했다. 타격시 힘을 잡아줘야 할 하체가 흔들리지 않고, 중심이 잘 잡혀 좋은 타격이 나오고 있다. 김 코치는 캠프 때부터 "지난해 재활 때부터 워낙 하체 보강훈련을 잘 해왔다"며 이범호에게 긍정적인 진단을 내려왔다.
자신을 괴롭혔던 부상, 그 부상 부위를 단련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범호는 스스로 약점을 극복해내고 있다. 돌아온 '꽃범호'가 KIA의 'V11 프로젝트'에서 어떤 역할을 해낼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