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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록 절호의 기회다?'
22일 현재 11승4패로 초반 선두를 달리는 KIA가 신생팀 NC와 첫 맞대결을 하는 게 무에 그리 관심사일까싶다.
한동안 초보팀이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선전하는 듯했던 NC는 21일 주말 경기를 끝으로 한화에 밀려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객관적인 전력 차이로 보나, 양팀 감독-선수의 같한 인연으로 보나 KIA-NC전이 딱히 주목받을 요소는 없어 보인다.
최희섭은 지난 주말 프로야구 뉴스의 메인 코너를 장식했던 화제의 히어로였다. 최근 몇 년새 보기 드물게 거포의 향연을 펼쳐보였기 때문이다.
최희섭은 21일 SK와의 경기에서 5회와 7회 홈런 두방을 터뜨리며 9대0 완승을 이끌었다. 이날 터진 홈런으로 인해 그는 17일 광주 LG전 이후 4경기 연속 홈런이라는 괴력도 과시했다.
최희섭이 국내 무대에서 4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린 것은 2009년에 이어 두 번째였다. 한동안 뜸하게 불려졌던 '빅초이'란 별명을 화려하게 부활시키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그런 그가 한국 프로야구의 역대 기록역사에 한획을 그을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다. 하필 4경기 연속 홈런 이후 맞은 상대가 NC여서 기대감이 드높아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역대 기록실의 '진기록 명기록' 코너를 보면 연속경기 홈런 부문에서 공식으로 등재된 대기록은 6경기와 9경기 연속 홈런이다.
9경기 연속 기록은 이대호(오릭스)가 롯데에서 뛰던 2010년 작성한 것으로 당분간 깨지기 힘든 대기록이다.
하지만 6경기 연속 기록은 현재 최희섭의 페이스를 감안하면 전혀 불가능한 게 아니다. 현재 KBO 역사에 남은 6경기 연속 홈런의 주인공은 이승엽(삼성·1999년), 스미스(당시 삼성·1999년), 이호준(NC·2003년 당시 SK) 등 3명이다.
최희섭은 이번 NC와의 3연전에서 연속 홈런을 이어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NC 입장에서는 불쾌하겠지만 현재 NC의 팀평균자책점은 4.63으로 한화(6.38), 넥센(4.95) 다음으로 마운드가 취약한 편이다. 마운드 방어능력이 한결 탄탄한 LG와 SK를 상대로 연속 홈런을 뽑아낸 최희섭의 솜씨라면 한번 노려볼 만하다.
그렇다고 약한 상대를 만났다고 해서 모든 게 수월하면 재미가 반감된다. 적절하게 만만치 않은 변수도 있다.
NC는 팀 방어능력이 저조한 편인 데도, 홈런 만큼은 적게 허용하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현재 9개의 피홈런을 기록한 NC는 상위팀 삼성(14개), SK(13개), 넥센(12개), LG(10개)보다도 맷집이 좋은 편이다.
더구나 NC는 21일 등판한 찰리를 제외하고 마운드의 든든한 버팀목인 외국인 투수 2명(에릭, 아담)을 이번 주중에 출격시킬 수 있다.
홈런에 바짝 물이 오른 최희섭이 홈런 방어에 강한 NC의 까다로운 용병을 상대로 기록도전에 성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공교롭게도 가장 최근인 10년전 6경기 연속 홈런 기록을 세운 이호준은 NC의 핵심선수로 뛰고 있다.
최희섭과 NC의 이번 주 대결에 자꾸 눈길이 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