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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매팅리 감독의 'Break Up' 계획이 무산됐다.
빌링슬리는 오른쪽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DL에 등재됐다. 지난해 수술을 받으려다 치료와 재활로 방향을 튼 그 부위다. 빌링슬리는 지난해 8월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일찌감치 시즌을 접은 바 있다.
빌링슬리는 지난 16일 샌디에이고전 등판 때부터 팔꿈치에 이상 조짐을 느꼈다. 하지만 선발등판을 앞두고 지난 20일 불펜피칭을 강행했고, 공을 원하는 곳에 던질 수 없음을 느꼈다. 이튿날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받았지만, 아직 정확한 부상 정도는 판명되지 않았다. LA로 이동한 뒤 정밀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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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팅리 감독이 이와 같은 구상을 한 것은 바로 '좌완 트리오'를 해체시키기 위함이었다. 노장 릴리의 복귀가 재활 스케줄상 25일로 확정됐고, 류현진의 20일 등판이 비로 하루 밀리면서 다저스 선발로테이션은 자연스레 커쇼-릴리-류현진으로 이어지게 됐다.
류현진을 베켓과 빌링슬리 사이로 미루면, 3~5선발은 우-좌-우의 인상적인 배치가 될 수 있었다. 특히 21일 더블헤더로 인해 투수의 리듬을 깨지 않는 선에서 손쉽게 조정이 가능했다.
하지만 빌링슬리의 이탈로 매팅리 감독은 이 계획을 접었다. 결국 다저스 선발진은 릴리의 복귀 이후 '좌-좌-좌-우-우'의 기형적 순서로 이어지게 됐다. 특히 24일부터 26일까지 뉴욕 메츠와의 원정 3연전엔 왼손투수 3명이 차례로 나서게 됐다. 상대 타자들 입장에선 편할 수밖에 없다. 마지막 날인 26일 등판이 예정된 류현진에게도 좋은 일은 아니다.
한편, 다저스는 이날 모처럼 타선이 터지면서 6연패에서 탈출했다. 급하게 대체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파이프는 4⅔이닝 4실점했지만, 1-4로 뒤진 5회초 무사 만루 찬스에서 대거 4득점하며 승기를 잡았다. 1할대 빈타에 허덕이던 맷 켐프는 동점 상황에서 역전 적시타를 날려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