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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형, LG 1번타자로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을까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3-04-18 09:44 | 최종수정 2013-04-18 09:44



'LG의 1번, 이대형 안타!'

LG 이대형 응원가의 원래 가사였다. 이대형은 2007 시즌 기량이 만개해 타율 3할8리에 53도루를 기록했다. LG는 10년 동안 1번타자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 이런 응원가사가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하지만 2010 시즌부터 타격에서 슬금슬금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2011 시즌 후반기 오지환에게 1번 자리를 내줬고, 지난해에는 수차례 2군에 왔다갔다하며 1할대 타율에 그치는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그 사이 그의 응원가는 같은 리듬 속에 '슈퍼소닉, 이대형 안타!'로 바뀌어 있었다.

"그래도 LG 1번은 이대형이다."

이대형에게 2013 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한 시즌이다. 생애 두 번 다시 찾아오지 않을 첫 FA 기회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바닥을 찍었다. 그래서 더욱 절치부심 이번 시즌을 준비했다.

하지만 의욕이 너무 앞섰다. 시범경기에서 다이빙캐치를 시도하다 오른쪽 어깨를 다치고 말았다. 단순히 선수보호차원에서의 교체로 알려졌었는데, 개막 엔트리에서 그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다. 어깨뼈가 탈골되는 제법 큰 부상이었다.

그렇게 재활에 매진해 지난 11일 1군에 복귀했다. 이후 계속해서 2번타자로 출전하고 있다. 하지만 '2번타자 이대형' 카드도 그렇게 오래가지는 않을 듯 하다. LG 김기태 감독은 "LG가 강해지려면 이대형이 1번에서 활약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복귀 후 2번타자로 나서고 있는 것일까. 이대형, 오지환에 대한 김 감독의 배려 때문이다. 이대형에게는 1군 무대에 대한 적응의 차원에서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조치였고, 오지환은 최근 잘맞고 있는 타격감을 잃지 말라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김 감독은 "두 사람의 컨디션이 모두 100%라고 가정한다면, 1번은 무조건 이대형이다. 오지환은 뒷 타선에서 더욱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오지환이 잘해주고 있지만 누상에서 상대배터리를 압박하고, 활발한 주루플레이로 찬스를 만들어내는 이대형이 1번 자리에 더욱 적합하다는게 김 감독의 생각이다.

타격 변신을 위한 노력은 아직도 진행중

이대형이 다시 붙박이 1번으로 자리잡기까지, 관건은 역시 타격이다.


지나치게 빠른 발이 독이 된 케이스다. 일단 공을 맞히면 웬만큼 빠른 타구가 아니어서야 1루에서 살 수 있는 대단한 주력을 가진 이대형이다.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일단 공을 맞혀야 한다는 생각이 앞서게 됐고, 타격시 중심이 흔들리게 됐다. 상체가 앞으로 나가며 타구에 제대로 힘을 싣지 못했다. 떨어지는 공에 대한 대처도 미흡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인건 이대형이 타격 지도의 달인인 김무관 코치를 만났다는 점. 지난 시즌을 앞두고 LG에 자리잡은 김 코치는 지난해는 물론, 이번 시즌을 앞두고도 이대형의 타격폼을 개조하기 위해 모든 정성을 쏟았다. 김 코치 스스로 "이대형에게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고 말할 정도다.

성과가 나타날 조짐도 보인다. 이번 시즌 이대형의 타격자세에는 미세한 변화가 있다. 제법 넓은 오픈스탠스를 취한채 상대투수의 공을 기다린다. 오픈스탠스는 순간적으로 힘을 모으기 위해 거포형 타자들이 취하는 타격 자세. 물론, 이대형이 큰 타구를 위해 이 자세를 취하는건 아니다. 공이 오기도 전에 먼저 나가버리던 상체를 고정시키기 위해서는 하체를 단단히 고정시키는 작업이 필요했다. 최근 경기들을 보면 공을 끝까지 보고 타격에 임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11일 복귀전에서 만들어낸 안타 2개 모두 밀어친 좌전안타였다. 지금까지 친 나머지 안타 3개도 모두 중견수 방향이었다. 극단적인 당겨치기가 사라지고 있다는 뜻이다. 17일 KIA전 첫 타석에서 소사를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냈다. 마지막 공은 소사의 빠른 직구가 낮게 들어왔다. 지난해 같았으면 쉽게 방망이가 나갈 공이었지만 이날은 끝까지 공을 보고 참아내는 모습이었다. 이대형이 달라지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물론 아직 완벽하게 타격 기술을 끌어올린 것은 아니다. 김 코치는 "많이 좋아졌다. 하지만 빠른공이 들어오면 자기도 모르게 예전 폼으로 칠 때도 있다. 안좋은 자세로 수만번 스윙을 해왔다.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코치는 "달라지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달라"라며 희망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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