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가 시즌 개막 후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투타 밸런스가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투수들의 컨디션이 전반적으로 형편없는데다 어쩌다 잘 던진 날에는 타자들이 힘을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나마 지난 4일과 5일 외국인 투수 바티스타와 이브랜드가 각각 6⅓이닝 6안타 3실점, 7⅓이닝 7안타 3실점으로 호투를 하면서 원투 펀치에 대한 믿음은 어느 정도 생긴 상황이다. 그러나 마무리 안승민을 비롯한 불펜진은 여전히 불안하기만 하다. 타선에서도 아쉬운 부분이 있다. 중심타자들이 아직 홈런을 날리지 못했다.
시즌초 이들의 홈런이 터지지 않는 이유는 대전구장 확장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 좌우측은 97m에서 100m, 가운데 펜스는 114m에서 122m로 멀어졌다. 여기에 좌우중간에서 가운데까지의 펜스는 4.5m로 높아졌다. 올시즌 처음 대전구장을 찾은 다른 팀 타자들은 "까마득하게 멀어졌다"는 표현을 한다. 김태완과 김태균의 경우 타격감이 좋은 편임에도 힘있게 친 타구가 종종 펜스 앞에서 잡히자 고개를 떨구곤 한다. 홈런에 대한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대전구장이 넓어진 덕분에 한화 투수들은 이날까지 홈런을 단 한 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한화가 노린 대전구장 확장의 효과가 투수진에게는 어느 정도 나타나고 있지만, 예상대로 타자들의 장타는 좀처럼 터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화의 경우 이들 가운데 누구라도 먼저 홈런을 칠 경우 연쇄 반응을 통해 다른 타자들도 폭발할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새롭게 단장한 구장에서는 첫 홈런이 터지면 심리적으로 편안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두 선수는 지난달 시범경기서 같은 날 대전구장에서 홈런을 터뜨린 적이 있다. 3월21일 삼성전이었다. 최진행이 6회말 좌측으로 3점홈런을 날리자, 김태균이 7회말 좌월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펜스가 멀어졌다고 해서 '마냥 멀다'고 한숨지을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거리를 의식하지 않고 편하게 타석에 임할 필요가 있다. 하나만 터지면 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