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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을 하려면 '4월 보릿고개'를 넘어라.
때문에 이번 시즌에 KIA가 5년전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가 있다. 바로 시즌 초반인 4월의 고비를 넘겨야 하는 것이다. 정규시즌이 막 시작된 초봄에 힘겨운 시기를 겪는다는 점에서 과거 어려운 시절 춘궁기를 뜻하는 '보릿고개'라는 표현을 빌려올 수 있겠다.
KIA가 4월 초반을 잘 넘겨야 하는 이유는 두 가지 측면에서 찾을 수 있다. 하나는 팀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막강한 선발진이 한동안 제대로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시스템 자체는 막강하지만 워밍업에 시간이 좀 필요하다. 두 명의 핵심요소, 즉 윤석민과 김진우가 초반 로테이션에 들어오지 못해서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윤석민과 김진우가 상당히 빠른 속도로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처음 예상보다 1~2주 가량 회복 진행 속도가 빨라진 덕분에 이미 불펜 투구를 시작했다. 게다가 김진우는 27일 대전구장에서 열리는 한화와의 연습경기에 선발로 나서며 실전 감각을 조율할 예정.
하지만 아무리 페이스 회복 속도가 빠르다고는 해도 최소한 한 두 차례는 로테이션에서 빠질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4월 초순까지는 이들 두 명을 다 못쓰거나 한 명만 쓸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결과적으로 KIA는 막강 선발진의 위력이 반감할 수 밖에 없다. 자칫 이런 분위기에서 초반 승률 유지에 실패해 연패에 빠진다면 전체 시즌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다.
또 하나 4월 초반 연착륙이 중요한 이유는 타자들의 타격 페이스에서 찾을 수 있다. 대다수의 타자들은 정규시즌 개막 초에 가장 좋은 타격감을 만들기 위해 시범경기에서는 일부러 타격감을 떨어트린다. 처음부터 너무 잘 치면 상대의 견제도 늘어나고, 또 체력적으로도 오버페이스를 할 수 있기 때문.
그런데 KIA 타선은 시범경기에서부터 펑펑 터졌다. 이로 인해 자칫 정규시즌 초반 부진에 빠질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더불어 시범경기에서 늘 낮게임만 치르다가 정규시즌 저녁게임을 할 때가 되면 생체 리듬이 흔들릴 수도 있다. 별 것 아닌 거 같지만, 프로 선수들에게는 작은 차이도 큰 결과로 돌아오곤 한다.
그래서 선 감독 역시 "4월 초반 5할 승률 유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대비책도 강구하고 있다. 선발진에서는 임준섭이 출전 준비를 마쳤고, 또 27일 한화 연습경기에 김진우를 투입해 실전 등판연습을 시킨다. 또한 이날 연습경기 시간을 일부러 저녁경기 시간대로 맞춰 타자들이 시즌 개막 직전 리듬을 맞출 수 있도록 준비했다. KIA가 4월 초반의 위기를 넘기고 우승을 향해 순항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