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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응용 감독 특유의 일침 화법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3-03-22 10:15 | 최종수정 2013-03-22 10:15

21일 대전 한밭야구장에서 프로야구 시범경기 한화와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한화 김응용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대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3.21



한화 김응용 감독이 특유의 일침 화법을 선보였다.

평소 할아버지처럼 부드럽게 농담을 섞어가며 말을 하다가도 매섭게 꼬집을 내용이 있으면 일침을 가하는 잘라 말하는 스타일이다.

김 감독은 최근 수비실책 때문에 적잖이 고민하고 있다. 여기에 딱 걸린 이가 프로 2년차 하주석이다.

하주석은 유격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좌우 수비폭이 넓고 주루 플레이도 좋아 올시즌 주전 유망주로 기대받고 있다.

하지만 경험이 부족한 나머지 정면 타구를 가끔 놓치거나 송구가 불안한 게 흠이다.

김 감독은 하주석에 대한 평가에 대해 냉정했다. 주변의 긍정적인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김 감독은 하주석에 대해 "이거 했잖아"라며 손동작을 해 보였다.

타구를 잡아가 놓치는 제스처를 연거푸 취한 것이다. 아무리 다른 것을 몇 개 잘해봐야 기본적인 실책을 하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시였다.

지난 20일 두산전(4대10 패)에서 땅볼을 잡다가 놓치는 실수를 한 적이 있었는데 아마 그 장면이 자꾸 눈에 거슬렸던 모양이다.


하주석은 21일 삼성전 1회초 평범한 땅볼을 잡아 송구 실책을 하는 바람에 출루를 허용하기도 했다. 6대3으로 승리했기에 망정이지 연이어 김 감독에게 찍힐 뻔했다.

김 감독의 경고는 하주석에만 그치지 않았다. 야수들 전원에게 정신 바짝 차리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삼성이 잠실구장에서 수비 못하는 거 봤어?" 천연잔디로 바뀌었다고 핑계를 대지 말라는 것이다.

대전구장은 올해 개보수 공사를 하면서 인조잔디를 걷어내고 천연잔디를 새로 깔았다. 지난해 시즌 초반 대전구장 리모델리 공사 때문에 청주구장을 사용했던 한화는 잔디로 인한 수비실책 때문에 한동안 고전했다.

당시 선수단에서 나온 고충이 인조잔디에서 평소 훈련하고 홈경기를 치러온 한화의 경우 청주구장 천연잔디에서 많은 경기를 하니까 땅볼 타구를 잡는데 헷갈린다는 것이었다. 인조잔디와 천연잔디의 타구 바운드가 아무래도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감독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인조잔디가 깔린 대구구장을 사용하는 삼성이 지난 2시즌 연속 통합우승한 것을 예로 들었다. 삼성이 천연잔디의 잠실구장에서도 경기를 못했다면 어떻게 강팀이 됐겠냐는 것이다.

그래서 나온 말이 "공부 못하는 학생이 가방 탓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 아니냐. 그라운드 상태가 어떻든 기본적인 수비능력이 있으면 어떤 타구라도 잡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대전=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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