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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어리더 김연정(23)이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벗었다. 대신 2013시즌부터 제9구단 NC 다이노스로 갈아 탔다.
그런데 김연정이 최근 이적을 선언했다. 그것도 롯데와 라이벌 구도가 형성되는 걸 은근히 바라는 NC로 갔다. 박기량은 롯데에 남았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김연정의 신변에 변화가 있었다. 치어리더는 구단과 직접 계약하지 않는다. 일부 팬들 중에는 치어리더가 프로팀과 계약을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치어리더와 구단 사이에는 이벤트 대행업체가 끼어 있다. 구단은 이 업체와 1년 단위로 계약을 한다. 그리고 치어리더는 이벤트 업체와 계약한다.
A업체는 한화에서 성장한 김연정을 B업체로부터 스카우트했다. 당시 김연정은 가장 열혈팬이 많은 롯데 응원 문화를 경험하고 싶었다. 일부에선 A업체가 김연정에게 좋은 대우를 해줬기 때문에 옮겼다고 주장한다. 김연정은 단기간에 정상급 치어리더로 성장한 경우다. 하지만 김연정은 롯데에서 100% 만족하지 못했다. 더 새로운 곳에 가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자기를 키워줬던 B업체가 러브콜을 보냈다. B업체는 올해 NC 응원 대행업체로 선정됐다. NC는 내심 롯데의 김연정을 원했다. B업체 관계자는 "NC가 꼬집어 김현정을 원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이왕이면 김현정이 좋겠다는 뜻을 갖고 있었다"고 했다.
물론 롯데 때보다 좋은 대우를 제시받았다고 한다. 이벤트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김연정의 현재 치어리더 랭킹은 연봉을 빼고 실력만 놓고 보면 업계 1,2위를 다툴 정도다. 김연정의 올해 연봉은 서울 연고팀 치어리더 고참급 정도다. 약 2500만~3000만원(추정) 정도다. 인기가 오를수록 외부 행사 요청도 잦다.
치어리더는 화려해보지만 생각처럼 대우가 좋은 것은 아니다. 매경기 화려하고 노출이 심한 옷을 입는다. 경기 시작 1~2시간 전에 경기장에 도착해서 준비를 해야 한다. 평균 3시간 30분 정도 응원단상에서 춤추고 좌석에서 잠깐 쉬는 걸 반복한다. 멋진 춤을 위해 연습실에서 안무를 맞춰야 한다. 또 팬들에게 예쁘게 보이기 위해 짚은 화장도 해야 한다.
김연정은 1년 만에 팀을 다시 옮겼고, 일부 롯데와 한화팬들은 이걸 비판적인 시각으로 봤다. 한화팬 중에는 김연정이 롯데로 이적했을 때 배은망덕하다고 생각한 팬들이 있었다. 롯데를 거쳐 다시 NC로 간다고 하자 일부 롯데팬들과 한화팬들까지 다시 배신이라고 했다.
김연정은 "좋은 조건 때문으로만 옮긴 걸로 비춰지면 마음이 아프다. 그동안 사랑해주셨던 롯데 팬들에게 죄송하고 아쉽다"면서 "물론 배신감을 갖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제가 NC가 새로운 응원 문화를 만들어가는데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롯데 팬들도 박수를 보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김연정을 떠나보낸 A업체는 구멍을 메울 대체 치어리더를 고르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B업체와 경쟁 관계인 A업체는 김연정 이상의 히트상품을 찾기 위해 캐스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